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학평론가
박성진 시인 《별빛의 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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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의 렌즈〉
밝은 달빛 아래
내 그림자는 길게 드리우고
별빛은 떨리는 잎새 위에 잔잔히 흩어진다.
나는 한 여인을 사랑했으나
그보다 더 큰 꿈, 사랑을 품었다.
우물 속 드리운 얼굴은 낯설고
빛과 어둠 사이에서 흔들리며 젖는다.
돌아서 본 사나이의 눈동자 속에는
끝내 지워지지 않는 고독이 깃들어 있었다.
나는 그 눈 속에서 나를 비추었고
망원렌즈처럼 멀리 당겨진 별빛을 보았다.
십자가 앞에 내려놓은 나의 사랑은
결정체처럼 맑고 단단히 빛났다.
밤하늘은 차갑고 깊었으나
그 안에서 나는 은밀히 길을 찾았다.
떨리는 잎새의 소리도, 바람의 숨결도
모두가 내 안의 기도로 번져갔다.
별빛 하나가 가슴에 닿을 때마다
나는 다시 사랑의 본질을 묻는다.
끝내 대답하지 못한 채
별빛 속에 잠겨 흘러간다.
그러나 그 흐름 속에서도
나는 영원을 향한 길을
걸어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