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문학평론가
박성진 문화평론가
■□
박성진
2026년 12월 30일
세월, 이놈아
하루만 남겨두었더냐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건네려 했는데
세월이 먼저 와서
한 해를 다 챙겨 갔습니다
아직 끝맺음도 못 했는데
웃음 하나
후회 하나
미처 건너지 못한 말들까지
주머니에 깊이 넣었습니다
하루가 남았다고
방심하지 말라는 듯
그 하루마저
뺏으려고 손을 뻗고 있습니다
그래도 나는
말하지 않은 인사를
서둘러 꺼내어
오늘의 시간에 놓아봅니다
가져갈 건 가져가더라도
남길 건 남겨두라고
이 하루를
일 년처럼 보내게 해달라고
세월도
잠시 멈춰 서서
뒤돌아봅니다
세월, 이놈아
하루만 남겨 두었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