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문학평론가
박성진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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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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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순간만이 내 세상
나는
앞의 시간을 부르지 않고
뒤의 시간을 붙잡지 않는다
호흡이 들어왔다가
나가는 이 사이
그 잠깐에 숨에
가만히 서 있다
어제는
이미 다 말하고 갔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은
크게 말하지 않는다
놓치지 않으려
천천히 걷기만 한다
햇살이 닿으면
마음이 풀리고
바람이 스치면
고개를 숙이게 된다
이런 순간들이
하루가 되고
그 하루가
내 숨 밑에서
조용히
살아있다는 세상이 된다
더 앞서가려 애쓰지 않고
더 많이 가지려
마음을 재촉하지 않는다
지금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이미
충분하다는 걸
몸이 먼저 안다
웃음이 나면 웃고
멈추고 싶으면 멈춘다
그렇게 흘러가다 보면
어느새
살아 있는 이 순간에
나는
조용히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