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문학평론가
박성진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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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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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파네스의 「구름」
아침,
거울 앞에 선다
하나의 얼굴이 보이지만
그 뒤에
말하지 않은 얼굴들이
겹쳐 있다
도시는
그 얼굴들을
모두 요구한다
아테네의 하늘에도
구름이 떠 있었다
빚은 말이 되고
말은 이기는 기술이 되었으며
웃음은 많았지만
숨은 짧았다
소크라테스는
질문을 붙잡았고
사람들은
웃으며
불안해했다
질문은
언제나 늦게 죄가 된다
희극이 끝난 뒤
도시는
비극을 시작했다
구름은
사라지지 않는다
광장 위에
사람들 사이에
낮게 떠 있다
말은 넘치고
책임은 모이지 않는다
오늘도
구름 아래에서
우리는
몇 개의 얼굴로
살고 있는가
그 질문이 남아 있는 한
구름은
끝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