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박두익 시인-새로운 기운》

박성진 시인 문학평론가

by 박성진

박성진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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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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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 박두익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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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련 대표


언제나 씩씩하게 새로운 기운이

넘치는 두 손자들


큰 손자가 2021년 이담문학에

‘참나물’이란 어린이 동시를

게재 초등학교 2학년에

시인으로의 길도 엿보이고


2회에 걸친 바이올린 연주회로

시와 음악이 연결되는 모습이

대견스럽구나


동생은 형의 활동에 잘 따라

어깨동무하며 걸어가는 모습이

의젓하고


이 할아버지의 희망은

일기문에서 동시로 동시에서 주위를

놀라게 하는 시인이 되길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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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을 말하지 않는 사랑, 사랑으로 기록된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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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성취를 기록하는 시가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성과를 말하지 않음으로써 성취를 넘어서는 시다.

신제 박두익의 〈새로운 기운〉은 손자들의 재능을 나열하지 않는다.

그는 결과를 자랑하지 않고, 과정을 지켜본 마음의 온도를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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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에서 가장 먼저 읽혀야 할 단어는 ‘새로운’도 ‘기운’도 아니다.

바로 ‘언제나’다.

“언제나 씩씩하게”라는 첫 구절은 이 시가 하루의 기록이 아니라

지속된 시간의 증언임을 알려준다.

할아버지는 어느 날의 감동을 쓰지 않는다.

그는 계속되어 온 성장의 리듬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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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교육의 시’가 아니라 ‘관계의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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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교육 서사의 시로서

여기에는 가르침의 목소리가 없다.

훈계도 없고, 방향 제시도 없다.

오히려 시인은 한 발 물러서 있다.

그는 이끌지 않고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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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으로의 길도 엿보이고”라는 표현이 이를 잘 보여준다. 확정하지 않는다.

단정하지 않다.‘될 것이다’가 아니라 ‘엿보인다’고 말한다.

이 겸손한 시선이 이 작품의 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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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물’이라는 시의 제목이 말해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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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손자의 동시 제목이 ‘참나물’이라는 점은 우연이 아니다.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며, 일상의 밥상에 오르는 풀.

이 선택은 이미 아이의 감수성이 생활의 바닥에 닿아 있음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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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시인은 이를 과장하지 않는다.

그저 “게재”되었다고만 말한다.

여기에는 문학적 자부심보다 조용한 놀람이 있다.

이 놀람은 사랑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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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음악의 연결 ― 재능이 아니라 ‘호흡’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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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 연주회에 대한 언급 역시 특별하다.

시인은 음악적 완성도를 말하지 않는다.

대신 “시와 음악이 연결되는 모습”을 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력이 아니라 연결이다.

이 시는 예술을 성취의 언어로 번역하지 않는다.

예술은 이 시 안에서

아이의 삶이 자연스럽게 흘러간 방향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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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의 등장 ― 비교가 아닌 동행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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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목은 동생에 대한 시선이다.

둘을 비교하지 않는다.

형을 기준으로 삼지도 않는다.

“어깨동무하며 걸어가는 모습”

이 한 줄은 경쟁의 서사를 거부한다.

문학적 재능이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함께 걷는 태도에서 자란다는 믿음이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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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라는 화자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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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의 화자는 앞에 서지 않는다.

뒤에서 밀지도 않는다.

그는 곁에 있다.

그래서 마지막의 희망 또한 조용하다.

“되길 기원”할 뿐이다.

이 기원에는 조건이 없다.

성공도, 명예도 없다.

오직 ‘놀라게 하는 시인’이라는 말만 있다.

여기서 ‘놀라게 한다’는 것은

기술로 놀라게 한다는 뜻이 아니다.

마음을 건드리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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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가 세태문학이 되는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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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개인 서사이지만, 동시에 세태를 비춘다.

오늘날 재능은 조기에 규정되고, 성과로 관리된다.

그러나 이 시는 그 모든 속도를 거부한다.

일기에서 동시로,

동시에서 또 다른 세계로.

이 느린 이동은 문학의 본래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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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 박두익 시인의 특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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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인의 특별함은

자신이 중심이 되지 않는 시를 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할아버지이되 주인공이 아니다.

해설자가 아니라 증인이다.

그래서 이 시는 오래 남는다.

성공담은 사라지지만,

지켜본 마음은 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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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운은 아이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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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의 제목은 아이들을 가리키는 것 같지만, 사실은 시인 자신에게도 해당된다.

이토록 조용히 사랑을 기록할 수 있는 힘,

재능을 재촉하지 않는 믿음과 문학을 삶의 옆에 두는 것이다. 그것이 시인이 아직도 가지고 있는 새로운 기운이다.

선제 박두익 시인은 다양한 장르의 세태 문학 시를 발표하여 영상시로 브런치로 소개 중이다. 그 기운은 두 손자들에게 이어짐을 알 수 있는 고백과 감사의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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