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장 강정화 ~별에는》

박성진 시인 문학평론가

by 박성진

박성진 문화평론가



별에는


강정화


너무 멀리 다가갈 수 없어

쳐다보기에 눈 아린

저 먼 별에는

발돋움으로도 닿을 수 없어

누가 사는지 헤아릴 길 없으리


아마도 별에는

고조선시대 나의 할아버지

큰 별 되어 살고 있으며

그 옆 별에는

곱게 빛바랜 옥양목 같이 눈부신

꽃다운 나의 어머니 살고 있으리


훗날

내가 살다 간 자리에

돋아난 작은 별도

저리 아름다움 융숭히 빛내며

고조선시대 별과

푸른빛 감도는 옥양목 같은 별 되어

오순도순 이별 않고 살리라


별을 바라보며 사람의 시간을 이어 붙이는 시


이 시는 별을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사람을 이야기한다. 먼 하늘의 빛을 끌어와 가장 가까운 존재, 곧 가족과 삶의 기억을 놓아두는 방식이 아주 조용하고 단단하다. 별을 올려다보는 행위가 곧 그리움이 되고, 그리움이 다시 존재의 연속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자연스럽다.



첫 연의 힘은 절제에서 나온다. “다가갈 수 없어”라는 말은 단순하지만, 그 안에 닿을 수 없는 모든 것에 대한 감정이 담겨 있다. 별은 멀어서 아름답고, 멀어서 더 오래 바라보게 된다. 시인은 이 거리감을 과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담담하게 두어, 독자가 스스로 그 간극을 느끼게 만든다.



이 작품에서 눈길을 붙드는 것은 “고조선시대”라는 표현이다. 한 개인의 가족사를 단번에 민족의 시간 속으로 밀어 넣는 말이다. 별을 바라보는 행위가 단순한 개인적 추억이 아니라, 아주 오래된 시간의 흐름 속에 놓인 일이라는 감각을 만들어 준다. 이 한 단어로 시의 스케일이 넓어지고, 동시에 깊어진다.



할아버지를 “큰 별”로 두고, 어머니를 그 옆에 자리하게 하는 장면은 꾸미지 않았는데도 정겹다. 특히 “옥양목 같이”라는 비유는 이 시의 결을 잘 보여준다. 번쩍이는 비단이 아니라, 오래 입어 부드러워진 천 같은 이미지. 화려함보다 정갈함을 택한 시인의 감각이 그대로 드러난다. 어머니라는 존재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건, 삶을 오래 바라본 사람의 언어다.



이 시는 죽음을 무겁게 밀어붙이지 않는다. 이미 떠난 이를 슬픔으로만 붙잡지 않고, 여전히 어딘가에서 “살고 있으리”라고 말한다. 믿듯이 말하는 어조도 좋다.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랑으로 짐작하는 태도가 시 전체를 따뜻하게 만든다.



마지막 연에 이르면 시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화자 자신이 훗날 “작은 별”이 될 것을 받아들인다. 여기에는 두려움보다 조용한 수긍이 있다. 그리고 “오순도순 이별 않고 살리라”라는 마무리는 참 한국적이다. 거창한 구원이나 장엄한 선언이 아니라, 함께 사는 풍경 하나로 죽음 이후를 그려낸다. 그래서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



강정화 시인의 시의 품격은 바로 이런 데서 드러난다.

말이 낮아도 울림이 높고, 표현이 소박해도 의미는 깊다.

별, 어머니, 옥양목 같은 익숙한 말들이 시 안에서 다시 살아난다.

억지로 새로움을 만들지 않고, 이미 있는 것들을 다시 빛나게 하는 힘. 그것이 이 시를 지탱한다.



이 작품은 결국 하나의 믿음을 보여준다.

사람은 사라지지 않고, 형태를 바꾸어 남는다는 믿음이다.

별은 그 증거처럼 하늘에 떠 있고, 우리는 그 아래에서 계속 살아간다.

그래서 이 시를 읽고 나면 밤하늘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먼 빛이 아니라, 먼저 간 사람들이 남겨 둔 자리처럼 느껴진다.

그런 감각을 건네주는 시라면, 이미 충분히 깊고 오래가는 시다.


문인으로의 삶이 부끄럽지 않은 강정화 시인의 삶의 여정은

~~~ 기미 독립 선언 100주년

기념 505 시인의 대 향 연~~~

^나의 고향 나의 어머니^ 제목처럼

(강정화 시인 엮음) 고향의 어머니를

상기시키는 따뜻한 시의 대 향 연 되어

'별에는' 시를 평하는 마음까지 행복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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