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문학평론가
박성진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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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향한 욕망
부를 향한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조금 더 편안해지고 싶고,
조금 덜 흔들리며 살고 싶은
아주 인간적인 바람이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는 부를 갖기 위해 사는 걸까,
아니면
부를 좇다가 삶을 잃어버리는 걸까.
16세기의 화가
마리누스 판 레이메르스발레는
그 질문을 한 장의 그림 속에 남겨두었다.
좁은 방 안,
금화와 은화가 놓여 있지만
공기는 묘하게 조용하다.
남자는 동전을 저울에 올리고
아내는 장부를 넘긴다.
같은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도
두 사람의 시선은 서로를 향하지 않는다.
오직 숫자, 오직 무게, 오직 계산.
이상하게도
그들 사이에는
삶의 온기가 없다.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어딘가 비어 있다.
그림을 오래 보고 있으면
묘한 생각이 따라온다.
돈을 만지고 있는 건
분명 그들의 손인데,
정작 붙잡혀 있는 것은
그들의 마음이라는 느낌.
가치는 계속 움직이고
숫자는 계속 늘어나는데
삶은 제자리다.
그래서 이 그림은
오랫동안 탐욕에 대한 이야기로 읽혀왔다.
하지만 꼭 그것만은 아니다.
이 장면은
어쩌면 지금의 우리 모습과도 닮아 있다.
우리는 저울 대신
그래프를 들여다보고,
장부 대신
화면을 넘긴다.
숫자는 더 빨리 움직이고
가치는 더 크게 불어나지만,
마음은
그만큼 넉넉해졌는지
조용히 돌아보게 된다.
부는 필요하다.
없으면 삶이 흔들린다.
하지만 그것이
삶의 이유가 되는 순간,
우리는 조금씩 방향을 잃는다.
돈은 손에 쥐어야 할 것이지
마음에 눌러앉게 할 것은 아니다.
결국 남는 질문은 하나다.
우리가 돈을 다루고 있는지,
아니면
돈이 우리를 끌고 가고 있는지
살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