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 밀어 둔 한 줄

박성진 시인 문학평론가

by 박성진

박성진 문화평론가



밀어 둔 한 줄


— 박성진



박물관에 걸릴까

폐차장으로 흘러갈까


나는 오늘도

시를 쓴다


한 줄을 쓰면

손이 먼저 멈추고


또 한 줄을 쓰면

내 안의 누군가 고개를 젓는다


윤동주를 닮겠다고

몇 번이나 마음을 고쳐 쥐었지만


막상 종이 앞에 서면

나는 늘 비켜서 있다


그는 별을 끝까지 올려다보는데

나는 자꾸 눈을 떨군다


그는 조용히 스스로를 묻는데

나는 문장 뒤에 숨는다


혹시 지금도

그는 팔짱을 낀 채


내 등을 보고 있는 건 아닐까


그래서 나는

끝내 다 쓰지 못한 한 줄을


지워도 남는 자리로

밀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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