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문학평론가
박성진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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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미륵보살반가상 — 사유의 시간
의자 위에 앉아
한쪽 다리를 다른 다리 위에 얹고
손끝으로 턱을 괴고 있는 시간
천 년이 넘는 생각이
저 한 자세에 고여 있다
말하지 않는 질문 하나
입가에 머물다
미소로 번져 나오는 순간
그 미소는
무너진 왕조와
지나간 전쟁과
잊힌 이름들까지 품고
조용히 고개를 기울인다
금빛은 오래전에 스러졌어도
몸 안에 스민 호흡은
아직 따뜻하게 남아
어깨를 타고 흐르는 옷자락은
바람처럼 얇고
무릎 위에 멈춘 곡선은
물처럼 부드럽다
굳은 금속이 아니라
지금 막 생각에 잠긴
한 사람의 마음처럼
누군가는 그를
미래를 기다리는 존재라 부르지만
그는 이미
모든 시간을 지나
지금 여기에 앉아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앞에 서면
말을 줄이고
조용히
자신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본다
(국보 제76호
금동미륵보살반가상
소장처 국립중앙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