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문학평론가
박성진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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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빛 앞에서
턱을 괴고
잠시 생각에 잠긴 사람처럼
그는 오래 그 자리에 앉아 있다
한쪽 다리를 얹은 자세는
편안한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쉽게 놓지 못한 마음들이 깃들어 있다
입가에 스친 미소 하나
기쁨도 슬픔도 아닌 채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조용히 머물러 있다
금빛은 이미
시간 속에서 바래었는데
그 안의 고요는
오히려 더 깊어졌다
가까이 다가설수록
말은 사라지고
생각만 천천히 길어진다
그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데
나는 자꾸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바쁘게 지나온 시간들 사이로
미처 붙잡지 못한 것들이
조용히 떠오른다
그래서 그 앞에서는
무엇을 비는 대신
잠시 멈춰 서게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그저 앉아 있는 모습 하나가
사람의 마음을 붙들어 두는 이유를
천 년이 지나도록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상
소장처 국립중앙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