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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밭 숲 속의 몽환
휘영청 달 밝은 밤
갈대밭 숲 속 길 걷는다.
깊이 들어갈수록 키 큰 숲길
나 하나 너 하나 밤하늘 수놓은 별들
나만 아는 언덕길
나는 늘 서쪽 형무소를 빠져나와
몽환 속 자유를 갈망한다.
별아!
달아!
소리쳐도 호루라기 소리 들리지 않고
하나님의 시종 가브리엘 천사도 내려와
환호하며 내 옆에서 포즈를 취한다.
귀 잘린 고흐도 붕대 감고
내 손에 든 태극기
가브리엘과 함께 힘차게 흔든다.
힘의 상징 가브리엘 천사의 행복한 미소
가브리엘 오른손에 든 우렁찬 나팔의 신호탄
강산을 뒤덮는 태극기의 물결
삼천만 군중이 일장기 밟는 소리
내 살과 뼈 흙속에 묻어 풀 한 포기로 태어나
나답게 윤동주 손을 잡으리라
어머니! 그리운 어머니
이젠 한도 설움도 없어요
저를 밟아 주시고 밟아 주세요
이 아들을 자랑스럽게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