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성진
시인 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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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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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나의 자화상
달려 나온 한강
책갈피 틈새에 끼어둔 표식처럼
나의 언어와 시는 오늘도
뚱뚱한 몸집, 자랑할 것 없는 나,
한강을 바라본다.
내 손금에도 주름진 표식이 흐르고,
한강에 비추이는 슬픈 얼굴
내 이름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파란 하늘을 보며 손가락 걸었다
한강에 비추어진 달이 보이고,
달 옆에 보이는 낯선 나,
나의 자화상은 어떤 책갈피 속에서
자유를 누릴까
허름한 사나이에게 서글픈 대금피리 불러주련
늦은 가을바람 빰을 스치고,
한강에 비친 슬픈 자화상
비어있는 벤치가 나를 손짓한다.
단풍잎 뚝뚝 떨어지는 슬픈 가을,
겨울이 지나면
인왕산 언덕 산벚꽃나뭇가지에
연분홍 벚꽃의 향기가 나를 위로하련
오늘도 나의 허리끈 질끈 동여매고,
일어선 나,
깊은 호흡 하며 동주를 노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