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성진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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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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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에 천국 가는 여인
병원으로 달려온 나
시름없이 처치실 문을 열었다.
2025년 지경바닷가에서
여행을 약속하였다.
불청객 췌장의 아픔을 끝으로
안녕의 깃발을 흔들고 있네요
잠시 후 기적처럼
눈을 크게 뜬 임은 사력을 다해 일어나 아들을 한참 동안 끌어안는 최후의 용기
어머니! 어머니! 눈물겨운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이다.
감격스러워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엄숙한 자리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밟고 있는지 큰 목소리로 외치는데
무엇을 보았을까 천국을 보았을까
다시 잠들었다. 의식을 잃지 않으려고
눈을 뜬 채 가족과 함께 이별을
앞에 두고 있다.
삶의 연장을 허락하지 않는 야속한 바람 꽃샘추위를 흔들고 있는 바람
'웃음 가득한 하늘
이별 없는 하늘이 그립다.'
정녕 따뜻한 봄날이 내일인데...
아프고, 병들지 않는 곳
천국에서 만나요
춥고, 시린 바람을 맞으며
자녀를 두고, 떠나야 하는
사람을 위해 임이 못다 한 빈자리에
추운 바람 없는 따뜻한 봄날
임의 화단에 시들지 않는
꽃 씨를 뿌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