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다, 대단하다’라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
어릴 때 마음에 드는 뭔가를 보면 이렇게 말했다. 무조건 반사였다.
“쥑인다!”
“죽여준다, 그자?”
어린 마음에 이런 생각을 한 적은 있다. 멋지다, 좋다, 잘 어울린다, 대단하다, 훌륭하다, 끝내준다 - 이렇게 말하면 될 것을 우리는 왜 죽인다고 할까? 죽으면 좋은 건가. 죽여야 하나, 죽어야 하나. 우리 동네 사람들이 쓰는 감탄사는 (서울 사람들의 상냥한 말과 달리 ) 왜 이렇게 살벌할까? 아주 잠깐 고뇌에 빠졌더랬지만 정말이지 잠깐이었다. 다른 말은 이상하게도 내 감정과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박현빈이라는 가수가 부른 노래 중에 ‘죽여져요’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게 있다. 멋지고 대단하다고 말할 때 우리 경상도 사람들 말고 다른 지역 사람들도 ‘죽인다’라고 말하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럼 그렇지. 우리는 한민족이었어. 그렇지만 서울 사람들이 이 표현을 쓰는 걸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왜지?
어머나, 세상에나. 웬일이니 웬일이야? 영어 공부를 하다가 미쿡 사람들도 멋지고 대단하다는 표현을 ’ 죽인다 ‘라고 한다는 것을 배웠다. 스픽쌤이 가르쳐주었으니 맞을 게다. ‘To die for’ 죽어도 좋을 만큼 멋지고 대단하다는 뜻이란다. 주로 음식, 풍경, 패션, 영화. 공연 등등 좋은 것을 강조할 때 쓰는 말이다. 아래 예문처럼 말이다.
This cake is to die for. (이 케이크 진짜 최고야.)
Her voice is to die for. ( 그녀의 목소리는 정말 매력적이야.)
That new game is to die for. (그 새 게임 완전 대박이야. )
우리처럼 ‘죽인다’고 말하는 미쿡 사람들을 상상하니 재미있다. 죽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