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왜 보나, 성해나 책 보면 되는데”
박정민 배우가 이런 말을 했다. 이런 찬사를 듣는 책은 어떤 작품일까? 작가 이름은 낯설고, 일본스러운 ‘혼모노’라는 제목도 거부감이 들어 딱히 읽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넷플릭스 보는 것보다 더 재미있다는 ( 내가 매주 좋아하는 ) 박정민 배우의 말에 호기심이 생겼다. 도서관에 가보니 금방 빌릴 수가 없다. 대출 중이고 예약대기자도 어마무시하다. 오래도록 기다려서 드디어 읽었다.
엄지 척이다. ‘혼모노’는 일본어가 맞더라. ‘진짜, 진정, 진품’의 뜻을 가졌다. 보통 단편집에는 독자의 취향에 따라 별로인 작품이 한두 개 끼어있기 마련인데, 이 책에 실린 7편의 소설은 모두 좋다. 책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 진짜와 가짜’에 대한 질문을 독자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묻는다. 잘못된 우상, 길티플레저, 무속, 태극기부대, 설치미술, 건축, 남영동대공분실, 스타트업, 농촌마을재생사업, 타이거맘, 청춘, 메탈밴드 등을 소재로 하는 갖가지 이야기를 홀린 듯이 읽게 된다. 성해나 작가는 자료조사를 치밀하게 했을 것 같다. 아니면 본인의 경험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이야기에 푹 빠져 읽다 보면 어느새 엔딩이다.
엔딩이 의미심장하다. 의미심장한 기운은 여운을 남긴다. 그렇게 남은 여운은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생각이 깊어지면 나는 어떤 사람인가 되묻게 한다, 7편 모두 그렇다. 박정민 배우가 넷플릭스 보는 것보다 더 재미있다고 한 이유가 엔딩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7편의 소설 모두에서 전문용어, 외국어, 신조어, 영어 사용이 많다. 처음 듣는 전문용어가 많았는데도 읽기에 조금도 걸림돌이 되지 않는 것이 신기했다. 등장인물의 성격과 상황 파악에 도움이 되었다. 그래도 처음에는 지나치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면 ‘급한 대로 핸드백에서 티슈를 꺼내’에서 핸드백은 어쩔 수 없어도 ‘티슈’보다는 ‘휴지’를 써야 하지 않나. 그런데 말이다. 곱씹을수록 작가의 의도로 보인다.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으면 습관인지 의도인지는 알게 되리라.
넷플릭스를 안 보고 <혼모노> 읽기를 잘했다. 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