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흐리네, 비가 올지도 모르겠네’
‘며칠 전에는 여름 날씨 같더니 오늘은 너무 춥다’
‘오락가락 날씨에 감기 걸렸나? 컨디션이 안 좋아.’
‘사람들 많은 곳에 다녀오고 코로나 걸리는 거 아니야?’
‘오늘도 서건창 선수가 선발로 출전 안 하면 어떡하지?’
결국 4월 14일 경기 티켓을 취소했다 예매창이 열리는 시간을 알람으로 지정해놓고 예매한 티켓이었다. 예매는 했지만 변덕스러운 날씨처럼 마음이 오락가락했다 12일 대구는 섭씨 29도까지 올라갔다. 전국이 여름처럼 덥다가 다음날은 비바람이 불며 기온이 뚝 떨어졌다. 그래서인지 콧물이 흘러내릴 것 같고 몸도 으슬으슬 춥고 열도 나는 것 같았다. 이런 몸으로 직관은 민폐가 아닐까?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잖아? 이 핑계 저 핑계를 찾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서건창 선수가 13일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최근 그의 타격감이 좋지 않아서이다. 야구장에 갈 이유가 사라졌다.
온갖 이유를 끌어모아 별별 핑계를 대며 취소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는 요즘 야구가 재미없다. 싫지는 않은데 예전만큼 좋지 않다. 엘지 트윈스를 응원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여전히 키움 히어로즈가 궁금하다. 채널을 돌려가며 두 팀의 경기를 본다. 그러다 보니 집중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재미없나?
올해도 심판들의 오심 논란은 여전하다. 오심으로 SSG 랜더스의 11연승을 멈추게 했다는 눈총을 받은 심판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2군으로 강등되었다. 12일 롯데와 기아의 경기는 실책이 5개나 나왔다. 누가누가 실책을 덜 하나 재는 경기였나? 오심과 수준 낮은 경기를 보고 야구를 끊네 마네 하지만 그것도 야구 보는 재미 중의 하나이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김광현 선수와 양현종 선수가 KBO 리그로 돌아왔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푸이그 선수는 키움 히어로즈의 외야수이다. 수준 높은 경기를 보는 것은 즐겁다. 이번 시즌은 기대되는 신인 선수들이 유난히 많다. 어린 선수들이 주눅 들지 않고 씩씩하게 던지고 배트를 휘두르는 모습을 보는 것은 설렌다. 이렇게 재미 요소가 예년보다 더 많은데도 재미가 없다.
지난 2년은 야구장 관중 입장이 되다 말다가 했다. 올 시즌부터는 100% 관중 입장이 가능하다. 팬데믹 이전처럼 관중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있는 모습이 중계방송 화면에서 종종 보인다. 복잡하고 혼잡하고 답답하게 느껴진다. 내 응원봉으로 앞자리 사람을 치지 않으려고 애쓰던 예전 모습이 떠오른다. 직관이 선뜻 내키지 않는다. 직관을 하지 않으니 야구 보는 재미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전부는 아니다.
암튼지간 야구가 재미없다. 나 같은 사람이 많은지 야구에 대한 관심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기사가 요즘 심심찮게 보인다. 100% 관중 입장이 가능해져 야구장이 꽉 찰 줄 알았는데 기대만큼 야구장으로 오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한다. 팬데믹으로 집에서 할 수 있는 취미를 찾은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집관은 집에서 누리는 재미가 아니란 말인가. 팬데믹 영향으로 관중수가 줄어들었다고는 말할 수 있지만 관심까지 줄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팬데믹 이전에도 젊은 야구팬의 유입이 줄고 있다는 걱정이 많았다. 아이들은 야구보다 온라인 게임을 좋아한다.
나는 집콕 취미를 새로 찾은 것도 아니고 아이들처럼 온라인 게임을 즐기지도 않는데 야구가 재미없어졌다. 이유는 잘 모르겠고 그냥 재미없다. 전에는 집중해서 경기 보고 , 경기 끝나면 하이라이트 영상 보고 , 다른 경기 결과 보고 순위 확인하고 , 구단에서 제공하는 영상을 보고 , 관련 기사를 찾아 읽고 -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았다. 지금은 야구 중계방송을 틀어놓고 다른 일을 한다. 팀 순위도 관심 밖이다. 왜 이렇게 야구가 흥미롭지 않지? 야구 보는 할머니가 꿈이었는데……
이 글을 쓰는 중에 서건창 선수가 홈런을 쳤다. 기분이 좋아졌다. 야구가 재미없다고 궁시렁궁시렁거리며 야구를 본다. 나 와 이라노, 야구가 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