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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알송알 Feb 08. 2023

흙 받습니다


 흙을 받는다고? 밟는다의 오타인가?

오늘 밭길을 지나다가 “흙 받습니다”라고 쓰인 팻말을 보았다.

처음 본다.

숨만 살짝 내쉬어도 흙먼지가 풀풀 날릴 정도로 흙이 많은데?

온 사방이 흙만 보이는 밭인데도 흙이 더 필요한 건가?   왜?

고개를 갸웃거리는 나에게 남편이 알려준다.

농사를 계속 지어 땅의 기운이 쇠하면 좋은 흙을 덮어주어야 한단다.

혹은 경사진 곳을 메꾸기 위해서 흙이 필요할 때가 있다고 한다.

흙을 받으려면 흙을 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흙은 누가 줄까? 농사짓는 땅에는 좋은 흙을 주어야 할 텐데 말이다.

우리 집을 짓기 전에 땅을 고르면서 흙을 엄청 파냈다.

그 흙은 누구에게 주었을까?

돌이 엄청 많은 흙이었으니 농부에게 가지는 않았겠다.


팻말을 보고 누군가 흙을 주겠다고 연락하겠지?

조만간 흙을 받아 올해 농사 준비에 차질이 없기를 바란다.


#브라보문경라이프?? 아홉 번째 #문경일기 #202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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