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철
정지에서 풍겨오는
무이징개국 냄새.
모내기로 고생하는 엄마를 위해
오늘은 특별히
할매가 소고깃국을 끓이고,
양념 바른 노가리를 가마솥에 찌고,
새콤달콤 마늘쫑도 맛깔나게 버무렸다
찬합에 밥을 담고
찬통에 반찬을 담고,
한 국자 떠먹고 싶은 소고깃국도 담아
보자기에 꽁꽁 싸매며
침만 꼴깍 삼켰다
학교 가는 길,
책가방 울러 매고
도시락 보자기를 들고
맛있는 소고깃국 드실 엄마생각에
싱글벙글 신이 나서 걸었다
철길 건너
아른거리던 논두렁은 멀기만 하고,
옹기종기 앉아 수건 쓴 머리통들이
모두 엄마 같아 보였다
갑자기 왜애앵~~ 하고 울리는
기차 경적 소리,
나는 놀라 도시락 보자기를 놓친 채
비탈길을 허둥지둥 내려왔다
무시무시한 기차가 지나가고
도시락 보따리가 휙, 쓰러졌다
겨우 엄마를 찾아
얼룩진 보자기를 풀었다.
반만 남은 귀한 소고기 국.
“너무 많아 다 못 먹겠다”며
핀잔은 커녕
숟가락으로 자꾸자꾸
내 입에 국을 떠먹여 주셨던 엄마
아침밥을 두 번이나 먹고
학교로 가는 길,
기차가 야속해서 울고
쏟아진 국물이 아까워서 울고
밥까지 받아먹은 내가
미안해서 울고
그 와중에
소고깃국은 또 얼마나 맛있던지
부끄럽고 한심해서 울고
손톱이 닳도록 고생하시는
엄마 얼굴이 가슴에 박혀
울고, 또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