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의 풍경 6

겨울 빨래

by 도린

내천이 꽁꽁

말똥이 말똥말똥

칼바람이 윙윙 애이도록 추운 겨울날,

엄마가 몸져누웠다.


수돗가 옆에 쌓인

산더미 만한 빨래 한 무더기.

아픈 엄마를 위해

작은언니랑 나랑

엄마 몰래 빨래를 하기로 했다.


얼어서 터질까

헝겊으로 칭칭 싸매놓은 수도관에

뜨거운 물 한 바가지 붓고 나서야

얼음장 같은 수돗물이

뚝뚝 나왔다.


구멍 숭숭 뚫린 고무장갑 끼고

비누칠하고

빨래판에 힘껏 비비고

찬물에 헹구는데,


손가락이 시려

터지는 줄 알았다.

괜히 한다 해가지고...


시리다가, 얼얼하다가

손끝 감각이 가물가물 사라지고,

눈물이 났다.

속상했다.

괜히 한다 해가지고


겨우 겨우 끝내고

뜨듯한 아래목에

언 손 녹이며

엄마 옆에 누웠다.


잘했다, 싶으면서도

다짐을 한다

'겨울엔...

다시는 빨래 안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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