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빨래
내천이 꽁꽁
말똥이 말똥말똥
칼바람이 윙윙 애이도록 추운 겨울날,
엄마가 몸져누웠다.
수돗가 옆에 쌓인
산더미 만한 빨래 한 무더기.
아픈 엄마를 위해
작은언니랑 나랑
엄마 몰래 빨래를 하기로 했다.
얼어서 터질까
헝겊으로 칭칭 싸매놓은 수도관에
뜨거운 물 한 바가지 붓고 나서야
얼음장 같은 수돗물이
뚝뚝 나왔다.
구멍 숭숭 뚫린 고무장갑 끼고
비누칠하고
빨래판에 힘껏 비비고
찬물에 헹구는데,
손가락이 시려
터지는 줄 알았다.
괜히 한다 해가지고...
시리다가, 얼얼하다가
손끝 감각이 가물가물 사라지고,
눈물이 났다.
속상했다.
괜히 한다 해가지고
겨우 겨우 끝내고
뜨듯한 아래목에
언 손 녹이며
엄마 옆에 누웠다.
잘했다, 싶으면서도
다짐을 한다
'겨울엔...
다시는 빨래 안 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