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화채
수박 한 덩이 사서
꼭지 치고 반으로 쩍 갈라
숟가락으로 푹푹 뜨고
얼음 한 덩이 사서
바늘 끝으로 툭툭 쪼개고
큰 양푼에 담는다
설탕 한 국자 넣고
휘휘 저으면
시원하고 달달한
수박화채가 된다
마당에 모깃불 피워놓고
대청마루에 둘러앉아
보름달만 한 그릇에
한 국자씩 퍼 담는다
할매랑 아부지는 수박이 더 많고
오빠야 하고 언니랑 나는
수박 반, 얼음 반인데
엄마는
국물뿐이다
그땐 몰랐다
국물만 빨가면 괜찮은 줄 알았다
6월도 벌써 반이나 접혔다.
햇살 아래 서면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난다.
국물뿐이던 엄마 그릇에
시원한 수박화채 한 그릇
가득 담아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