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의 풍경 7

수박화채

by 도린

수박 한 덩이 사서

꼭지 치고 반으로 쩍 갈라

숟가락으로 푹푹 뜨고

얼음 한 덩이 사서

바늘 끝으로 툭툭 쪼개고

큰 양푼에 담는다


설탕 한 국자 넣고

휘휘 저으면

시원하고 달달한

수박화채가 된다


마당에 모깃불 피워놓고

대청마루에 둘러앉아

보름달만 한 그릇에

한 국자씩 퍼 담는다


할매랑 아부지는 수박이 더 많고

오빠야 하고 언니랑 나는

수박 반, 얼음 반인데

엄마는

국물뿐이다


그땐 몰랐다

국물만 빨가면 괜찮은 줄 알았다


6월도 벌써 반이나 접혔다.

햇살 아래 서면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난다.


국물뿐이던 엄마 그릇에

시원한 수박화채 한 그릇

가득 담아 드리고 싶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기억 속의 풍경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