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따뜻한 위로!
어제 아침, 양말을 신으려다 삐끗한 허리를 살살 달래 가며 일을 마쳤다.
때때로 지치고 피곤해도, 클라이언트들의 진심 어린 칭찬 가득한 피드백이 나를 즐겁게, 또 최선을 다해 일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점심도 먹는 둥 마는 둥, 커피 한 잔과 바나나 하나로 허기를 달랜 채 오늘도 하루를 마감하고 퇴근하려 운전대를 잡았다.
그때, 남편에게서 장문의 편지가 카톡으로 배달되었다.
결혼 33주년을 맞아 오랜만에 써보았다는 남편의 편지.
둘째가 만 한 살 무렵, 결혼기념일에 남편이 쓴 손 편지를 읽고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니 29년 만에 다시 받은 결혼기념일 편지인 셈이다.
나를 처음 만나 자석처럼 끌려 연애를 시작했고, 긴 열애 끝에 결혼을 하고, 첫째를 낳으며 보냈던 극한의 고통과 힘겨운 나날들.
그 와중에 위로처럼 선물로 와준 둘째 이야기.
너무도 달랐던 서로의 성격과 생활 방식을 맞추어 가며 묵묵하게 버텨온 우리의 결혼 이야기가 편지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여름 햇살로 한껏 데워진 차 안에서, 에어컨을 트는 것도 잊은 채 나는 또 펑펑 울어버렸다.
남편이 느꼈던 만큼의 크기로, 나 역시도 나와 다른 남편 때문에 힘들고, 낯설고, 속상한 날이 많았다.
그래도 우리는 고락을 함께 견디며 여기까지 묵묵히 걸어왔다.
이제는 서로의 다름을 고치려 하기보다는 인정하고, 각자의 색깔을 받아들이고 애쓰는 사이로 익어가는 중이다.
우리에게 던져졌던 고통을 감내하며
끝도 보이지 않는 터널을 헤쳐온 그때처럼,
앞으로 다가올 예기치 못한 날들 속에서도
우리는 또 그렇게 함께일 것이다.
연애할 때 우리는 정말 많은 편지를 주고받았었다.
군 복무 시절, 애인에게서 편지를 제일 많이 받은 군인으로 포상휴가까지 받았으니까.
세어보진 않았지만 내가 보낸 편지만 600통이 넘고, 남편에게서 받은 편지도 400통 가까이 된다.
그 시절엔, 별다른 사연이나 이야깃거리도 없었건만, 편지를 쓰느라 긴긴밤을 지새웠는데,
살아오며 쌓이고 쌓인 이야기가 이렇게나 많은 지금, 정작 편지 쓰기를 멈춰버린 무심한 나를 본다.
즐겁고 기쁠 때,
힘들고 막막할 때,
말로는 전할 수 없는
진심과 위로를 담은 편지 한 통쯤, 써보는 것도 괜찮다 싶다.
오늘 남편의 편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