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날 좋은 친구

피크닉

by 도린

캐나다 데이!

공휴일이라 나도 친구도 쉬는 날.

느지막하게 일어나 띵구리로 늘어져 있다가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쌈장, 김치, 불판, 드립 커피는 내가,

삼겹살, 밥, 일회용 수저는 친구가 챙기기로.

피크닉 가자고 의기투합하는데 ‘오분 컷’


구름 한 점 없는 공원 그늘에 돗자리 펴고,

노릇노릇 구운 삼겹살에 상추쌈을 싸서 한입.

후식은 드립 커피.

배를 두드리며 하늘을 올려다보니,

잎사귀들이 바람결에 앞뒤로 반짝이고

흔들흔들 춤추는 나무들이 하늘에 걸려 손짓한다.


차로 20~30분만 달리면

울창한 숲도, 잔잔한 바다도, 고요한 호수도 만날 수 있는

지상낙원 같은 곳에 살면서도

아등바등 살다 보니 어느새

시도, 소설도, 여행도, 피크닉도

놓치고 빼앗긴 날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요즘은 틈만 나면 친구를 만난다.

차를 마시고, 가볍게 산책하며

서로의 안부와 관심사를 나눈다.


점심을 먹고는

너튜브에서 흘러나오는 가곡을 들으며 드라이브.

바다가 보이는 공원길을 지나

가볍게 산책까지 하니

그야말로 ‘스트레스 프리’한 하루다.


하지가 지났으니 해는 점점 짧아지겠지.

남은 햇살을 더 소중히 여기며,

이 좋은 자연을 친구와 함께 더 즐기기로 맘먹어본다


관광객이라면 멋진 카메라와 가이드가 필요하겠지만

이민자로 살아가는 현지인인 우리에게 필요한 건

서로의 배려와 나눔을 동반한,

게으르지 않은 만남일 것이다


부르면 지체 없이 달려가고,

별일 없어도 꺼리를 만들어

부지런히 만나고 싶은 친구가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마음 한켠이 부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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