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의 풍경 3

가을소풍:찐 고구마와 말표 사이다

by 도린

가을 소풍 가는 날.

혹시 비가 오면 어쩌나

밤새 뒤척이며 잠을 설쳤다.


새벽녘이 되어서야

까무룩 든 잠이

동트자마자 벌떡 일어나

제일 먼저 하늘부터 올려다본다.


고양이 세수 대충 하고

김밥과 간식을 챙겨

학교로 출발!


봄 소풍은 전교생이 함께 가지만

가을 소풍은 학년별이다.

논두렁 따라 걷고

자갈 반짝이는 냇가도 건너고

나지막한 산등성이를 넘어

소풍 장소에 도착했다.


서둘러 먹은 아침은 어디로 가고

슬슬 고파온 배에선 꼬르륵 꼬르륵~

입에선 벌써 군침이 돌고

김밥이며 간식 생각이 간절하다.


잔디밭에 돗자리 펴고

보자기 풀러 김밥을 꺼낸다.

각기 다른 김밥들,

친구 한 입, 나 한 입

정답게 나눠 먹는다.


드디어 기다리던 간식 시간!

새우깡, 맛동산, 라면땅, 뽀빠이

그리고 칠성사이다.

별 일곱 개 그려진 그 병이

부러운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내 앞엔

찐 고구마와 ‘말표 사이다’


날개 단 말이 그려진 사이다 병.

친구들이 수군거린다.

“고구마에 저건 뭐꼬?”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절대 기죽지 않는다.

사이다 병을 번쩍 들고 외친다.


“말! 말! 말! 말표 사이다!

사이다의 원조, 말표 사이다!”


칠성사이다가 부러운 내 마음이 들킬까

찐 고구마 한 입에 말표 사이다 한 모금을 마시고

속에서 터진 아우성!

'니들이 사이다 맛을 알아?’

고구마 먹다 목 멕힐까봐 사이다 싸주신

우리 엄마 마음을 니들이 아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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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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