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 Hi.
Hello, Hi
Canada는 처음이지?
32kg 이민용 가방 아홉 개.
남편과 나, 그리고 아이 둘. 각자 등에 백팩을 하나씩 메고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 도착했다.
나는 아이들을 챙기고, 남편은 산더미 같은 짐을 나르며 이민국 심사를 마쳤다.
깔끔하게 양복을 차려입고 넥타이까지 매야 입국심사가 유리하다는 낭설을 철석같이 믿은 남편은 11시간 비행 내내 불편한 옷차림에 시달려야 했다. 공항에 도착해서도 혼자 짐을 찾고 이민국을 상대하느라 땀을 삐질삐질 쏟아내며 분주했다.
그 와중에 딸아이 둘은 피곤할 줄도 모르고 반짝이는 눈망울로 긴 줄에 선 사람들을 구경했다. 피부색도, 머리칼 색도, 말투도 서로 다른 이들이 천지였으니, 그 눈에는 모든 것이 신기했으리라.
그리고 어느새 배운 듯 자연스럽게, 보는 이마다 쌩긋 웃으며 외쳤다.
“Hi!” “Hello!”
Joy가 인사를 건넬 때마다 무덤덤하던 사람들조차 얼굴을 펴고 반갑게 응대했다. 순간, 낯선 공항이 조금은 따뜻하게 느껴졌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한국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맑고 투명한 공기가 가슴 깊숙이 스며들었다.
우리 가족의 캐나다 첫날이 시작되었다.
마중 나온 지인의 승합차에 짐을 싣고 아파트로 향했다. 창밖 풍경은 나무와 숲으로 가득했다.
도심 사이를 메우듯 인위적으로 심어놓은 조경수와는 달리, 이곳의 나무들은 그저 오랜 시간 한 자리에 있어 도시를 감싸 안고 있었다. 거대한 자연 속에 도시가 살포시 내려앉아 있는 풍경. 눈이 시리도록 생경하게 펼쳐지는 이국의 향연에 가슴은 설렘과 기대로 차올랐다.
첫째는 곯아떨어졌지만, 둘째는 창가에 얼굴을 붙이고 한순간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눈망울을 굴리며 새로운 세상을 껴안고 있었다.
아파트 현관문을 열자 낯선 공간의 공기가 먼저 맞아주었다. 아직 온기가 스미지 않은 텅 빈 집. 그 순간의 막막함을 지인의 따뜻한 저녁상이 풀어주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국과 반찬들. 긴 비행 끝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단숨에 녹여준 첫 위로였다. 남편도 국 한 숟가락을 삼키며 안도의 빛이 얼굴에 서서히 스며드는 듯 보였다.
밤이 깊자 아이들은 작은 숨소리를 남기고 잠들었다.
나는 창가에 서서 어스름에 비치는 숲의 실루엣을 바라보았다. 말도, 문화도, 모든 것이 낯설기에 앞으로의 길이 결코 쉽지 않으리란 걸 예감하며,
그럼에도 마음 한편에서는 작은 불씨 같은 희망이 꿈틀거렸다. 오늘의 낯섦이 언젠가는 익숙해지고, 두려움은 용기로 바뀌리라는 믿음이 차분히 채워지고 있었다.
불안과 기대가 교차하는 첫날밤,
아이들의 해맑은 인사가 귓가에 맴돌았다.
“Hello, Hi, "
종달새의 지저귐처럼, 우리의 새로운 삶도 그렇게 환해지길 기대하며,
Joy brings J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