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에서 보낸 여름날
여름이면 토론토의 차들이 북쪽으로 달린다.
서너 시간 후, 하늘과 호수로 나뉜 풍경 속에 들어선다.
온타리오 주에는 크고 작은 호수가 25만 개.
그중에서도 무스코카(Muskoka), 카와타 호수(Kawartha Lakes), 조지안베이(Georgian Bay)가 인기다.
무스코카는 숲과 호수 사이, 운치 있는 별장이 한 장면을 만든다. 근처에는 호텔과 유람선 부두도 있다.
카와타 호수는 몇 개의 호수가 강처럼 이어지고 수변 마을의 고요가 아늑함을 더한다. 다만 수초가 많아 수영하기엔 불편하다.
조지안베이는 거친 바람과 서늘한 공기. 북대륙의 여름을 보여주는 바다 같은 호수다. 토론토에서 가장 멀다.
커티지의 모습도 다양하고 그 느낌도 다르다.
작은 시골집, 현대적으로 개조한 집, 대가족이 머물 수 있는 넓은 집까지.
계절에 따라 다른 빛깔을 품는다.
봄의 연두, 가을의 짙은 갈색, 겨울의 흰색.
여름의 커티지는 청량한 파란빛이다.
호수에서 수영하고 카누를 탄다.
아이들은 비눗방울 잡으려 손을 뻗는다.
물총 놀이에 모두 흠뻑 젖는다.
작은 발로 공을 톡톡 차다가
결국 품에 안고 달린다.
연날리기 차례를 기다린다.
강아지 밍키는 다람쥐를 쫓아 마당을 내달린다.
야외 테이블 위에 파란 체크 식탁보를 씌운다.
지연이의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른다.
시원한 색색의 과일 에이드를 마신다.
잔디 위에 돗자리를 펼쳐놓고
하늘을 보며 뒹굴거린다.
엄마들은 아이들 사진 찍느라 바쁘다.
책 한 권 들고 구석을 찾아 시간을 보낸다.
송림이는 실컷 뛰어놀고 낮잠을 잔다.
상준이와 지연이는 마당그늘에서
주원이 머리를 손가위로 다듬어준다.
은지는 밍키와 근처 숲길을 걷는다.
현우는 호수 위 거위 가족에게 먹이를 준다.
동네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어쩔 수 없이 일을 들고 온 상준이는
방에서 홀로 노트북을 두드린다.
저녁이면 데크에 있는 그릴에 불을 올린다.
맛있는 냄새에 주원이와 송림이는
아빠들 앞에 모인다.
밤에는 보드게임과 젠가.
블록이 덜컥거릴 때마다 괴성을 지른다.
밍키는 깜짝 놀라 테이블밑으로 쏙 들어간다.
도시에서 조이던 옷은 벗어던지고
어린 시절처럼 마음껏 웃는다.
모닥불 앞에서 석양 물결을 바라보고
깜깜한 호수 위에 숨어있던 별을 찾는다.
호수가 달라져도
오가는 웃음과 여유는 늘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