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한 아빠가 지어준 이름, 송림

먼저 온 아가, 늦게 온 이름

by 에우름

송림의 이름은 퓨전이다.


약속된 날보다 3주 먼저, 크나큰 호기심을 품고 세상에 나와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한동안 병원차트에는 Kate’s baby, 집에서는 ‘울아가’였다.


신중한 아가 아빠는 쉽게 이름을 내어주지 않았다.
기다리다 지친 나는 은지 옆구리를 슬쩍 찔렀다.

“아가 이름은?”

“현우가 아직도 생각 중이래. 기다리면 돼.”

엄마도 아빠도 참 느긋했다.



몇 주가 지난 어느 밤, 아가 아빠가 마침내 이름을 공표했다.

“송림. 소나무 숲이라는 뜻이에요.”

“아빠 이름이 송현우니까...

그런데 성씨인 ‘송’이 소나무 송이야?”

“아니요, 저는 송나라 송인데, 아가 이름은 한자로 안 쓸거니...” 현우가 멋쩍게 웃었다.

순간 멈칫했지만 나도 함께 웃었다.
“그래, 엄마 아빠가 좋으면 무조건이지.”


한국과 중국이 타협하여 캐나다에서 태어난 이름. 한중캐의 대통합이었다.

하긴 캐나다에서 송나라의 송이 무슨 큰 의미가 있겠는가.



햇빛 속으로 꼿꼿이 뻗어가는 곧음.

또 다른 뒤틀림으로도 휘어갈 수 있는 여유.

세상에 피톤치드를 뿜어주는 건강함.

지친 이들이 쉬어갈 그늘이 되어주는 배려.


이 모든 것을 품은 '소나무 숲, 송림'.

삶에 단단히 뿌리내릴 이름이다.


아빠가 선물해 준 이름,

우리 아가는 참 좋은 이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