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가 온다, 커피 눈이 내린다.
3일 뒤면 크리스마스다. 첫째 녀석은 6번째이고, 둘째 녀석은 4번째 크리스마스다. 며칠 뒤면 본인이 원하는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단, 울면 안 된다(+착한 일 하기)는 사실도.
얼마 전부터 사랑스러운 첫째 녀석이 아빠 말을 잘 듣기 시작했다. 밥 먹을 때에도 장난치지 않고 집중해서 먹는다. 평소와는 아주 대조적인 모습이다. 밥 먹을 때 동생과 장난도 많이 치고, 밥 먹는 상황에 집중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던 중 첫째 녀석이 나에게 말했다.
"산타 할아버지가 오실 날이 얼마 안 남아서 이러는 건데?!"
정말 기가 막힌다. 첫째 녀석 나름대로 큰 그림(?)을 그리고 행동하고 있었다니. 순간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무서운 녀석…' 그래도 산타 할아버지 덕분(?)에 지난주부터 첫째 녀석 육아를 조금 쉽게 하고 있다. 선물을 받기 위함이지만, 아빠의 육아 난이도를 줄여주어서 정말 고맙다. ♡
저녁 식사 후에 아내와 커피를 마시기 위해 커피 드리퍼에 원두 가루를 담아 두었다. 우리가 커피를 내릴 준비를 하고 있으니 관찰력 좋은 둘째가 '다다다다' 발소리를 내며 우리에게 달려온다. 원두 냄새가 궁금한지 나에게 말한다.
"아빵~ 커피 냄새 맡아보고 싶어요."
궁금증은 해소하기 위해 있는 법! 나는 둘째 녀석에게 냄새를 맡아보기 위해 드리퍼를 코 앞에 갖다 주었다. 그러자 우리 둘째 녀석은 우리를 위해 선물(?)을 주었다. 바로 커피가루 눈(snow)이다.
내가 손쓸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커피 가루에 '후~'하며 바람을 불었다. 순간 커피가루가 하늘 높이 퍼지며 하늘하늘 내렸다. 마치 눈이 내리는 것처럼. 치우느라 고생은 조금 했지만 신기한 경험이었다.
오늘은 둘째 녀석을 재울 때 '엄마 잃은 아기 하마'라는 책을 읽어주었다. 마지막까지 엄마를 찾지 못한 아기 하마를 보더니, 아기 하마가 너무 슬프겠다며 울었다. 역시 우리 둘째는 공감과 감정 이해 능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순간적인 언행으로 놀랄 때도 많고 감동을 받을 때도 많다. 두 녀석이 번갈아가며 나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한다. 오늘도 아이들 덕분에 웃는다. 그리고 많이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