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와 아빠를 위한 희생, 베개를 내 머리맡에 놓아주는 둘째
일요일 아침. 우리 집에서 가장 부지런한 너는(첫째) 어김없이 나와 엄마를 깨웠어. 그리고 나에게 이야기를 꺼냈지.
"아빠. 어제 OO(둘째)에게 디폼 블록으로 캡틴 아메리카 만들어 주기로 약속했어요. 만드는 거 도와주세요!"
어제 동생과 했던 약속을 잊지 않고 지키는 너의 모습이 정말 멋졌단다. 나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너와 함께 디폼 블록을 만들었어. 우리는 아주 멋진 캡틴 아메리카를 만들어 냈지.
첫째 녀석과 디폼 블록으로 캡틴 아메리카를 만들기 전에 둘째 녀석과 나는 침대에 누워있었어. 둘째 녀석이 잠에서 깨고 나를 바라보았지. 내 머리에 베개가 없자 너는(둘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아빠 베개를 들고 오며 나에게 말을 했단다.
"아빵~ 머리 들어봐. 베개 놔 줄게요~"
그 순간 너의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워서 나도 모르게 너를 꼭 안아주었단다. 상황에 적절하고 예쁜 말을 하는 너(둘째)를 보고 있으면 쌓여왔던 나의 피로와 스트레스가 씻은 듯이 없어지는 마법에 빠지곤 한단다. 짧은 순간이지만 최고의 휴식을 나에게 준 둘째야. 정말 사랑하고 고맙다!
오후에는 집 근처에 있는 중랑천에 산책하러 나갔어. 아름다운 중랑천을 따라 산책하다 보니 어느덧 한 시간이 훌쩍 넘은 상황이었지. 오래 걸은 너는(첫째) 다리가 아프다며 칭얼댔지. 평소에 다리가 아프다고 하면 나는 너를 업어주었기에 말을 걸었지.
"OO야(첫째)~ 많이 힘들면 아빠가 업어줄게~"
그랬더니 아주 감동적인 대답을 해주어 아빠의 마음이 뭉클했단다. 너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어.
"아빠 허리 아프니까 업히지 않고 집까지 걸어갈 거야!"
그 당시 허리 통증이 심했어. 아빠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엄마에게 종종 하곤 했었는데 내가 했던 이야기를 너는 기억하고 있었어. 우리 아들이 아빠 걱정을 하며 본인의 고통을 인내하는 모습에 아빠는 목이 메어 말이 안 나왔단다. 항상 아빠를 걱정해주고 사랑 표현을 하는 우리 다정다감한 첫째! 정말 정말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