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3. 월요일. 육아일기

자기 주도적 태도, 저거 만두다!

by 최고의 교사

새해를 맞이하고 7살이 된 우리 첫째 녀석에게 변화가 생겼다. 어떤 일이든 스스로 하려고 한다. 식사 후 양치질을 혼자 한다. 작년까지는 내가 다 해줬는데 말이다. 단, 마무리는 내가 해준다(충치 예방 목적).

등원할 때 입을 외출복을 혼자 입는다. 아침 등원 시간은 전쟁터다. 짧은 시간 안에 출근 준비를 끝내고 아이들 식사와 등원 준비를 하려면 전투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정신없는 상황에서 첫째가 옷을 혼자 입으니 정말 여유로워졌다. 마치, 노천카페에서 에스프레소 한잔 마시는 느낌?!(과하다 싶다면, 미안합니다.)

아빠가 집안일을 하고 있으면 슬그머니 다가와 도와준다. 유치원 가방 챙길 때, 분리수거할 때, 빨래를 갤 때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집안일을 도와주면 폭풍 칭찬을 해준다. 오구오구 우리 아들. 엉덩이 팡팡. 그럼 칭찬은 첫째도 춤추게 하듯이 더욱 집중해서 도와준다. 대견스러운 녀석!

아주 큰 변화가 있다. 그건 바로… 현관문 비밀번호를 해제할 수 있게 됐다. 2022년을 앞둔 21년 12월 중순부터 조금씩 현관문 비밀번호 누르기 연습을 시켰는데, 7살이 되자 완전히 익혔는지 스스로 한다. 승강기에서 내리면 문 앞으로 먼저 달려가 비밀번호를 누른다. 문을 연다. 우리 가족 모두가 들어갈 때까지 문을 잡고 기다린다. 본인이 가장 마지막에 들어간다. 도대체 이런 매너는 어디서 배운 거야?!(나에게??)


평소에 나는 아이들과 장난을 많이 친다. 아이들이 하는 특정 행동을 기억해뒀다 놀릴 때가 많다. 장난기 많은 아빠(아직도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봅니다…) 때문에 가끔은 아이들이 속상해서 울기도 한다. 철없는 아빠가 정말 미안하다 아들, 딸아….

아이들이 밥을 먹다 밥풀이나 반찬 일부를 옷에 붙여 두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때, 내가 아이들을 놀리는 말이 있다.


"이따 배고플 때 먹으려고 붙여둔 거지?? 히히"


이 말을 들은 아이들은 부끄러워하며 얼른 옷에 붙은 음식물을 떼어낸다. 문제는 둘째 녀석이 이 장난을 배워 나에게 응용했다는 점이다. 우리 둘째는 정말 대단한 응용력을 지니고 있다. 아침에 면도를 하고 거실로 나온 나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딸이 하는 말.


"아빠는~ 피 먹으려고 얼굴에 피 붙여 놨데요~"

"피를 왜 먹어 인마!?"


등원을 하기 위해 아이들과 승강기에 올라탔다. 새해가 된 이후 승강기 게시판에 복조리 그림과 함께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출력물이 게시되어 있었다. 그동안 그림을 봐도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둘째. 오늘은 복조리를 손으로 가리키며 한마디 던졌다.


"아빠~ 저거 만두다! 내가 좋아하는 만두!"

"그래 물만두 같이 생기긴 했지. 풋~"


첫째의 멋진 매너에 마음이 훈훈해지고, 둘째의 잔망스러운 행동으로 인해 오늘도 행복한 기억을 간직한 채 마무리한다. 우리 아이들이 없었으면 이렇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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