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투어(tour)
도담(첫째)이의 두번째 젖니를 발치하기 위해 치과에 가기로 했다. 기존에 흔들리던 이가 하나 있었는데 많이 흔들려 지태가 아파했기 때문이다. 도담이 병원 가는 시간에 맞추어 봄봄(둘째)이도 병원에 가기로 했다. 최근에 봄봄이가 등이 가렵다며 긁었는데, 어제 씻길 때 등을 보니 상처가 꽤 생겼다. 아토피가 의심되어 피부과 진료를 받아보기로 했다. 아내와 나는 각각 한 아이씩 맡아서 병원에 갔다. 나는 도담이와 치과에 갔고 아내는 봄봄이과 피부과에 갔다.
도담이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씩씩하게 이를 뽑았다. 무서워하지 않았으며 이를 뽑은 후에는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도담이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과거의 내모습이 슬며시 떠오른다.
나는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치과에 가자고 하면 엄청 울었다.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며 버텼다. 어머니께서 내 손을 잡고 데리고 가려고 해도 어머니와 반대 방향으로 몸을 틀고 버텼다. 이런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도담이가 치과에 간다고 했을 때 '과연 도담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도담이의 모습을 보면 나의 어릴적 모습보다 훨씬 의젓하고 듬직한 모습을 볼 때가 많다. 도담이가 항상 어리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어린 꼬마가 아닌, 듬직한 아들로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봄봄이도 피부과 진료를 무서워하지 않았다. 의사 선생님이 머리에 헤어밴드처럼 생긴 돋보기 안경을 쓰고 있는 게 신기했는지 '이상한 안경을 쓴 선생님'이라며 본인 나름대로 이름을 정했다(이날 이후부터 봄봄이에게 피부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언제나 '아~ 이상한 안경을 쓴 선생님이 있는 병원?' 이라며 답변한다.).
피부과에서 봄봄이에게 내린 진단명은 '소양증(소양감이란 피부를 긁거나 문지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불쾌한 감각으로 가장 흔한 피부증상이다. 출처:네이버 질병정보)'이라고 했다. 아이가 힘들고 피곤할 때 종종 나타난다고 한다. 물약과 연고를 처방 받아왔다. 저녁 때 약을 먹이고 연고를 발라주니 다음날부터 증상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
아이들이 커 가면서 직면하는 다양한 질병 때문에 마음이 '철렁' 할 때가 많다. 부모로서 모두 처음 하는 일이라 더 그렇다. 그래도 시간과 사례들이 내 머릿속에 쌓이며 나만의 의학정보를 구축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제발.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다오! 사랑하는 나의 아들,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