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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고의 교사 Mar 08. 2023

2022. 3. 8. 화요일. 육아일기.

슈퍼맨(Super man)

  전쟁 같은 등원 준비를 끝내고 출근 및 등원시간을 기다리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를 받는 순간 나는 머릿속이 하얗게 변한다. 출근을 해야 하는 시간이 코앞인데 도담(첫째)이를 등원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도담이와 봄봄(둘째)이를 하염없이 지켜본다.


  전화를 통해 들은 이야기는 도담이 담당 선생님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도담이의 유치원 등원을 보류시켜달라는 내용이다. 아내는 이미 학교로 출근한 상태고 나도 곧 나가야 했기 때문에 빠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무단 지각을 하는 상황에 놓였다. 우선 아내에게 이 상황에 대해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전화를 걸었다. 오늘 학교 일정과 업무, 도담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 후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결정했다.


  가장 처음으로 한 행동은 유치원에 우리 부부의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고 도담이를 오전까지만 맡아달라고 부탁한 일이다. 아내는 오전 11시 이후에는 수업이 없어서 수업을 모두 끝내고 조퇴하여 도담이를 유치원에서 하원시켜 집에서 돌보기로 하고, 나는 5교시 이후에 수업이 없어서 그때 조퇴하기로 했다. 앞으로의 일정을 결정하니 빠르게 행동할 수 있었다. 나는 도담이에게 우리가 결정한 상황에 대해 알아듣기 쉽게 설명을 해주었고 도담, 봄봄이를 유치원에 등원시킨 후 지각하지 않고 출근할 수 있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문제들이 발생하여 부모를 끈질기게 괴롭힌다. 특히, 우리와 같이 부모님으로부터 도움을 받기 어려운 맞벌이 부부일 경우에는 아이들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받는 충격의 강도가 어마어마하다.


  나는 살아가는 과정을 ‘나에게 끊임없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육아도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일부이니 아이를 키우며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야만 한다. 아빠가 되기 전 나는 나를 찾아온 문제가 두려워 피하거나 숨어버리고 싶을 때가 많았다. 그런데 아이들이 생긴 후로 나는 달라진 점이 하나 생겼다. 그건 바로 ‘자신감’이다.


  아빠가 되고 나의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내 곁에 있다 보니 아빠가 되기 전에는 할 수 없었던 일들을 척척해내고 있다. 마치 슈퍼맨이라도 된 것처럼 말이다. 자녀들 눈에만 보이는 슈퍼맨. 그래서 나는 향후 몇 년 간은 천사 같은 아이들과 슈퍼맨 놀이를 더 할 생각이다. 아이들이 쑥쑥 커서 더 이상 내가 슈퍼맨으로 보이지 않을 때까지 아이들 곁을 지키며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슈퍼맨이 될 것이다.


*커버 출처 : www.pinter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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