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 2일 차
코로나 감염으로 인해 학교에 병가를 내고 일주일 간 집에서 자가격리를 시작했다. 도담(첫째)이와 봄봄(둘째)이는 아빠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기 때문에 유치원에 등원하지 않고 집에서 아빠와 함께 지냈다. 어제 마스크를 벗기로 결정한 이후부터 오늘 아침까지 도담이와 봄봄이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가족 중 감염된 사람과 일주일 이상 함께 지내도 끝까지 감염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하던데 우리 집 두 아이가 그 케이스에 속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다행히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어제 받은 약을 먹고나서부터 열이 내렸고, 열이 내리자 오한 증상도 사라졌다. 약을 먹고 밤에 잠을 푹 자서 그런지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어떤 사람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미각이나 후각이 상실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나는 정말 다행히도 입맛이 돈다! 먹는 즐거움을 코로나 바이러스에게 빼앗기지 않았다! 하하. 다만, 대부분의 증상이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인후통과 목소리 갈라짐은 좋아지지 않는다. 목 상태가 좋아지기 까지는 상당히 오래 걸릴 것 같다.
아침식사를 끝내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다. 놀아주기도 하고 도담이와 봄봄이 가 서로 재미있게 놀고 있을 때면 나는 옆에 앉아서 쉬며 아이들의 예쁜 모습을 보기도 했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데 몰입했는지 시계를 보니 어느덧 점심 식사를 할 시간이 되었다.
아이들에게 해줄 오늘의 점심 메뉴는 '달걀 소시지 볶음밥'이다. 다양한 채소를 다지고 소시지와 달걀을 이용해 볶음밥을 만들어 보았다. 배가 고팠는지 도담이와 봄봄이는 내가 만들어준 볶음밥을 맛있게 먹었다. 집중해서 점심을 먹고 있던 도담이가 갑자기 나를 보며 말을 꺼낸다.
"아빠! 아빠가 만들어준 볶음밥이 고등어보다, 삼겹살 보다 더 맛있어요!"
도담이는 어디선가 삼겹살 굽는 냄새가 나면 냄새의 근원지를 마치 마약 탐지견이 코를 벌름거리며 마약을 찾아내듯 냄새의 근원지를 찾아낸다. 그리고 나에게 말한다.
"아빠! 어디선가 삼겹살을 구워 먹나 봐요! 맛있겠다……"
참고로 길고 긴(?) 도담이의 7년 인생 중에서 최애 음식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삼겹살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고등어다. 즉 7년 인생동안 굳건하게 자리 잡은 도담이의 최애 음식 두 가지를 내가 만든 볶음밥이 이긴 것이다! 하하하.
이렇게 삼겹살을 좋아하는 도담이인데 내가 만든 볶음밥이 삼겹살보다 맛있다는 칭찬을 해주다니! 오늘은 다른 어떤 날 보다도 음식 만드는 보람이 있었다. 이 말을 또 듣고 싶어서라도 맛있는 음식을 아이들에게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해야지.
오전에는 무사히 보냈지만 늦은 오후가 되자 도담이의 컨디션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예쁜 목소리가 바뀌고 목이 아프다고 했다. 열이 나는지 기운이 없어 보였다. 얼른 체온계를 꺼내 도담이의 체온을 측정해 보니 39도에 가깝다.
자가키트로 도담이를 검사해 보니 결과는 두 줄이었다. 확인 후 아내는 도담이를 데리고 곧바로 병원에 가서 확진 판정을 받고 도담이의 약을 받아왔다. 받아온 약을 도담이에게 먹이고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더 일찍 재웠다. 오늘 밤은 도담이 옆에서 밤새 신경 쓰며 지켜봐야 될 것 같다.
"아빠가 도담이에게 정말 미안해…… 너에게 이런 시련을 안겨주어서……"
여기서 반전! 아직까지 봄봄이는 컨디션이 정말 좋다! 과연 그녀의 앞 길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