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작정하고 속독연습을 해 보기로 했다.
책을 펼치고 글을 읽기 시작하는데 첫문장부터 이해가 안되었다.
항상 페이지의 첫문장 이해속도가 제일 느리다.
왜 이렇게 첫문장은 잘 안읽힐까....
책에서 알려준대로 속독을 해보았는데 글이 눈에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나에게 흰 건 종이, 검은 건 글씨도 아닌 고대 문자처럼 느껴졌다.
책을 읽다가도 계속해서 잡생각들이 떠올라 내용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시간은 이미 다 가버리고, 책은 많이 읽지 못했는데 이해까지 안되니 괴롭고 답답했다.
머리가 꽉 막혀버린것 같았다.
속독 최종목표는 1시간에 1권읽기다.
과연 내가 이루기에 가능한 목표를 설정한게 맞나 싶었다.
너무 읽히지 않아서 글을 이해하지 않고 형태만 어느정도 보고 책 쪽수를 하나하나 끝까지 넘겨보았다. 그렇게 해도 거의 1시간이 걸렸다.
도저히 1시간에 1권읽기가 불가능해보였다.
한달전부터 꾸준히 해왔지만 진전이 1도 없자 짜증이 나고 다 포기하고 싶었다.
책에 대한 리뷰를 주제로 블로그를 작성하려 했는데 속독이 안되니 2일 1글 작성이 불가능했다.
내일 속독하는 방법에 관한 책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난 처음 브런치스토리를 시작할 때 매일 하루중 감사했던 일을 쓰기로 했고 그렇게 해 오고 있다.
속독이 안되어 이렇게 괴로운 와중에도 브런치스토리의 주제에 맞춰 글을 쓰기 위해 오늘하루 감사했던 일이 뭐가 있었는지 떠올려봐야겠다.
하루가 책이 안읽히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와 짜증, 답답함, 괴로움으로 가득차 있는 것 같은데
감사한 일이 뭐가 있기나 했을까... 하루를 되짚어보니..
어제는 의사선생님에게 은혜를 받았다.(내가 질병휴직을 확실히 쓸수 있게 진단서를 새로 발급해 주셨다.)
오늘은 내 생일이었다.
그래서 가족,친구,직장동료들이 생일축하 카톡메시지와 선물을 보내주었다.
스트레스 때문에 오늘 있었던 감사했던 일을 잊을 뻔 했다.
생일축하 얘기가 나오다 보니 서운한점이 또 생각났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가 생일축하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이전에 나도 그 아이한테 서운한적이 있어 안보냈었는데,
이 친구도 내가 한 행동을 똑같이 갚아주는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내가 그랬다고 했어도 그 친구에게 실망감이 크다.
그 아이에 대한 실망감이 여러지인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덮어버렸다.
책이 전혀 읽히지 않은 것에 대한 스트레스, 답답함,괴로움
좋아하는 아이에 대한 실망감이 나의 감정을 지배한 하루였다.
(두달 뒤 이 글에 추가할 사진을 찾던 중 그때 내게 생일선물을 택배로 보내준 감사한 인연들이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