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붙잡은 습관이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려고 한다.
조금씩 단단해져 가던 나의 루틴은, 여행과 인스타그램이라는 새로운 변수 앞에서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운동도, 브런치스토리 매일은커녕 이틀에 한 번조차 벅차다.
생활 패턴이 바뀌었고 체력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독서는 잠시 멈췄다.
한 달 동안 여행에 집중해 보기로 마음먹은 지도 벌써 사흘이 지났다.
멀리 떠난 건 아니지만,
행주산성, 서울식물원, 서울숲… 가까운 곳들을 천천히 둘러봤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는 일주일간 제주도 여행이 계획되어 있다.
문제는, 여행이 내 하루의 중심이 되면서 나머지 일정이 버겁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몇 시간 외출하고 돌아오면 운동이나 글쓰기를 할 여력이 없다.
단지 나들이였을 뿐인데
쉽게 회복되지 않는 체력은 내게 작은 경고를 건넸다.
이제는 외출 전에 할 일을 끝내야겠다는
작은 전략을 세워본다.
그리고… 또다시 인스타그램이라는 늪에 빠지고 있다.
요즘 나는 짧은 명언을 손글씨로 써서 영상으로 남기고,
내가 다녀온 여행지의 풍경을 영상으로 담아 올리고 있다.
이 흐름은 나름의 의미가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는 처음엔 내 영상이 좋았다고 했다.
하지만 같은 패턴이 반복되니 흥미가 떨어졌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래서 일단은, 지금의 방향을 유지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시도를 해보려 한다.
손글씨 영상은 나 자신에게도 의미가 있다.
좋은 문장을 쓰다 보면 그 의미가 마음속에 더 깊이 새겨지고,
단순한 활자보다 훨씬 진하게 사람들의 마음에도 닿을 수 있다.
또 여행지는 사진이 아닌 영상으로 남길 때
그 순간의 공기와 소리, 분위기까지 담을 수 있어서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여전히, 어딘가 부족하다.
요즘엔 ‘나’를 콘텐츠 속에 조금 더 드러내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풍경만 있는 영상보다는 사람이 함께 있을 때, 보는 이의 공감도 더 깊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의 내 모습, 이 젊은 시간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의미 있는 일 아닐까.
어떻게 나를 드러낼 것인가.
그건 여전히 고민 중이다.
억지스러운 연출도, 과한 노출도 싫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존재감은, 분명히 영상의 온도를 바꿔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다음 주 제주도.
여행이라기보단... 모험에 가깝다.
편안한 리조트에서의 여유로운 휴식이 아니라,
텐트 하나에 의지한 채 경비를 아끼며 섬을 도는 여정이다.
나는 그 길 위에서 나의 앞날과 방향을 천천히 되짚어보려 한다.
제주도의 바람, 숲, 바다가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건넬지… 기다려진다.
습관은 정착되면 편할 줄 알았다.
하지만 살아가는 내내, 습관은 계속 바뀌고 적응해야 했다.
계속해서 새로운 과제가 주어지고, 나는 매번 그것을 맞이해야 한다.
이번 6월도 쉽지 않은 여정이 되겠지만,
그만큼 내 안의 풍경도 더 깊어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이 모든 걸 지나온 내가
조용히 웃으며 지금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