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8일차 — 혼자 제주를 마무리하며

by 차밍

여행 8일차, 마지막 날.

드디어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 왔다.

전날 빨래방에서 돌린 빨래가 아직도 덜 마른 채 널려 있었다.

이대로 가방에 구겨 넣으면 괜히 빨래를 한 보람이 없어질 것 같았다.


숙소 체크아웃은 12시. 그 시간까지 다 마를 리 없었다.

결국 고민 끝에 차 안 의자와 트렁크 곳곳에 빨래를 널어보기로 했다.

아침부터 짐을 싸고, 차 안에 빨래를 걸며 진땀을 흘렸다.

그렇게 분주히 움직이다 보니 체크아웃 시간이 조금 지나버렸다.

직원은 조심스럽게 시간을 지켜달라 했고, 나는 죄송하다고 인사하며 숙소를 나섰다.


비행기 출발까지는 여유가 있었다. 아직 덜 마른 빨래도 차에 널어놓을 겸 근처를 잠시 돌아보기로 했다.

마침 어제 눈여겨본 화덕피자집이 떠올랐다.

가는 길에 제주 마사회가 운영하는 커다란 목장이 있어 잠시 내려 구경했다.

넓은 초원 위로 제주도 말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달리기 위해 태어난 말들이 이렇게 고요히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을 보니,

어쩌면 말도 자신의 본성을 다 누리지 못하며 살아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나처럼 혼자 여행 중인 젊은 남성 한 분이 오토바이를 타고 목장에 도착했다.

나도 모르게 속으로 괜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며칠 전에도 오토바이를 탄 두 남성이 한라산 중턱 어딘가에서 제주 풍경을 바라보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 모습을 보며 나 역시 예전에 오토바이로 제주를 잠시 여행했던 기억이 스쳤다.

그땐 고생도 많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차와 함께 훨씬 편안한 여행을 즐기고 있다.

이젠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오토바이로 제주 돌아다닐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번에는 나와 함께 한 소형차 '모닝'이 정말 많은 역할을 해줬다.

핸드폰 충전기부터 신발 건조기, 휴식처, 빨래 건조대까지.


목장 구경을 마치고 피자집에 도착했다.

혼자라 주문이 망설여졌지만 그래도 피자가 먹고 싶었다.

사장님은 혼자 온 나를 배려해 남은 피자를 포장할 수 있도록 포장지를 챙겨주셨다.

그 사소한 배려가 참 고마웠다.

피자 맛은 보통이었지만, 그 작은 배려 덕분에 기분좋게 가게를 나올 수 있었다.


식사 후에는 근처 감성 카페에 들러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키고 태블릿으로 밀린 여행일지를 써내려갔다.

그렇게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공항으로 출발할 시간이 다가왔다.


천천히 가도 괜찮겠지 싶었는데, 큰 착각이었다.
내비게이션 도착 예상시간은 점점 늦춰졌고, 급기야 정말 비행기를 놓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밀려왔다.
‘비행기 놓치면 그냥 이참에 제주에서 일주일 더 머물다 갈까?’,
‘혹시 제주가 나를 더 붙잡아 두고 싶은 건가?’ 하는 생각까지 스쳤다.
제주를 돌아다닐 때는 한산했던 도로가, 공항으로 향하는 길에서는 전혀 달랐다.
교통체증에 신호대기, 렌트카 반납장 진입로도 한 번 잘못 들어서며 점점 당황하기 시작했다.


간신히 렌트카를 반납했지만, 이미 셔틀버스는 떠난 뒤였다.

직원은 횡단보도 두 개만 건너면 공항이라며 뛰어가라 조언했다.

나는 짐을 끌고 전력질주했고, 다행히 약간의 여유를 두고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를 타기 전, 공항 창밖으로 보이는 노을이 아름다웠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붉게 물든 하늘이 내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해주는 듯했다.

비행기에 올라서도 감탄은 계속됐다.

하늘 위에서 내려다본 밤의 제주도는 별처럼 반짝였다.

이 세상이 이렇게 아름답구나,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 끝까지, 아름다운 장면들은 내게 끊임없이 모습을 드러내 주었다.

집에만 있었더라면 결코 보지 못했을 장면들이었다.


한 시간 반 정도를 더 이동해 집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돌아온 집, 몸은 녹초가 되어 며칠 동안은 푹 쉬었다.

사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며 정말 많은 망설임이 있었다.

혼자라서 외롭지 않을까, 잘 다닐 수 있을까, 별별 걱정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인생은 용기의 양만큼 넓어진다'는 말을 떠올리며 결국 용기를 냈다.


그렇게 떠난 이번 제주 여행은 나에게 잊을 수 없는 장면들을 남겼다.

책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을 여행은 가르쳐 주었다.

이제 집돌이였던 나는 여행과 한층 더 가까워졌다.

혼자 떠나는 여행이 더는 두렵지 않다. 오히려 조금씩 즐길 줄 알게 되었다.

용기에 따라 인생의 크기도 커진다. 그 말은, 진짜였다.


















여행 8일차,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전날 빨래방에서 세탁했던 빨래물들이 아직도 다 마르지 않았다.

이대로 가방에 넣어가면 빨래 돌리지 않느니만 못했다.


숙소 체크아웃 시간은 12시.

그때까지는 옷을 말리는 건 불가능했다.

어떻게 하다 고민하다 결국 차 내부 의자와, 트렁크 등 곳곳에 최대한 널어보기로 했따.


아침부터 짐을 챙기고 차에 빨래들을 너느라 진땀을 뺏다.

어느덧 시간은 체크아웃시간이 다되었고, 나는 결국 5분 정도 늦게 체크아웃을 했다.


숙소 직원은 그런 나에게 충고를 줬고, 나는 죄송하다고 말하며 숙소에 체크아웃을 마쳤다.

아직 비행기 출발시간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서 옷도 차에 말릴겸 근처 가볼만한 곳을 들러보기로 했다.


마침 어제 봐놓은 화덕피자집이 있어 거기에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제주 마사회에서 관리하는 커다란 목장이 있어 그곳에 내려 구경을 했다.

제주도 말들을 보며 느낀건 말들이 이렇게 순하고 조용하다는 거였다.

그리고 달리는 데 최적화된 몸이 가만히 서서 땅에 자란 풀들을 먹고있는 장면만 보았다.


생각해보면 말들이 달리는 모습을 실제로 본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제주도 일주일 여행동안 구경한 동물들은 말,까마귀,꿩, 강아지, 노루 등이다.


목장을 구경하고 있는데 나처럼 혼자 온 젊은 남성분도 올라왔다.

그 남성분은 오토바이로 제주 여행을 하고 있었다.


나도 예전에 2박3일간 오토바이로 제주여행을 한적이 있는데 그때는 고생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이번에 나와 같이한 모닝은 나에게 휴대폰 충전기, 신발 건조기, 잠깐의 안식처, 빨래 건조 등 정말 다양한 역할을 해 주었다.


잠깐의 말 구경을 마치고 피자집에 갔다.

피자는 혼자 시키기엔 양이 많지만 피자가 너무 먹고싶어 갔다.

피자 사장님은 내가 혼자여서 배려하여 남은 음식을 포장해 갈 수있게 포장지까지 챙겨주셨다.

그런 사소한 배려가 감사했다.

하지만 난 그 피자를 다 먹어치웠따. 맛은 그렇게 맛있지 않았지만 사장님의 작은 배려로 기분좋게 피자집에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근처 감성카페를 들러 아메리카노를 한잔 시키고 태블릿 피씨로 밀린 여행일지 글을 써내려갔다. 그리고 어느덧 공항에 갈 시간이 벌써 다되어갔다.


공항 도착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어 천천히 출발했다.

그런데 여유가 있을 거란 생각은 큰 오산이었다.

네비에 도착시간은 자꾸 점점 늘어났고 결국 이러다가 비행기를 놓칠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평소 제주도를 돌면 길이 뻥뻥 뚫리니 금방 갈거라 생각했지만 제주 공항 가는 길은 달랐다.

차가 많이 막히고 신호도 많았다.

게다가 렌트카 반납하러 가는 길까지 잘못들어 정말 크게 당황하고 긴장했다.


가까스로 렌트카에 차를 반납하고 렌트카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이미 놓치고 없었다.

다음 버스를 기다리다가는 비행기를 놓칠 가능성이 컸다.

렌트카 직원은 횡단보도 2개만 건너가면 되니 차라리 뛰어가는 게 나을거라고 하였다.

난 렌트카 직원 말대로 직접 뛰어가서 약간의 여유시간을 남기고 공항에 도착했다.


제주도 올때마다 느끼는 건 항상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러 공항 갈땐 시간이 빠듯했따.

공항 가는 시간을 다음에는 최소 3시간 전에 출발해야 되겠다고 다짐했다.


공항에 도착해서 안도의 마음으로 저녁까지 먹었다.

공항에는 마지막 절경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해가 지는 노을 풍경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공항 창가 바깥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은 여행으로 얻을 수 있는 장면이다.


그리고 집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 안에서도 또 하나의 명장면을 볼 수 있었다.

높은 하늘에서 보는 조명들로 반짝이는 제주도의 밤 풍경을 처음 보았다.

이렇게 세상이 아름답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공항에 도착해서 한시간 반 이상 버스를 타고 드디어 일주일만에 집에 도착했다.

집에 와서 한 3일간은 몸이 녹초가 되어 있었다.


처음 혼자라서 정말 많이 망설였고, 걱정도 되었지만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해보자는 마음을 먹고 용기내서 다녀온 제주는 정말 환상이었고 내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다.

이 모든걸 잊고 싶지 않아 브런치스토리에 글로 남겨두고 있다.

여행에서 책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경험하고 왔다.


이제 집돌이 였던 나는 여행과 한층 더 가까워졌다.

이제 혼자여행도 예전보다는 자신있고 즐길 줄 알게 되었다.

정말 용기내서 잘 다녀왔다.

용기에 따라 인생의 양이 늘어나거나 줄어든다. 이말은 진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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