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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째 늘지 않는 독서실력

by 차밍

하루종일 책을 읽어보았다. 속독이 전혀 안된다.

속발음, 잡념, 안구 회귀 현상 등 속독에 안 좋은 습관을 반복했다.

오히려 독서하지 않을 때보다 독서할 때 잡념이 몇 배는 더 늘어나는 것 같다.


독서할 때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나오면 잡념이 계속해서 생각나고 결국엔 시간만 잡아먹는 현상이 반복되니 책들을 찢어 버리고 싶을 만큼 책이 싫어진다.

다 포기하고 소파에 편히 앉아서 tv 틀고 영화나 보고 싶다.


책에서는 한두 줄을 통째로 보는 훈련을 하면 잡념이나 속발음이 개선될 거라 해서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독서능력에 진전이 없어 괴롭고 숨을 못 쉴 정도로 답답하다.

10줄을 통으로 보는 게 어떻게 가능한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게다가 영어를 번역한 책이라 그런지 문장들이 꼬여있어 이해하기 어려웠다.


유튜브에서 추천해 준 책이라 직접 구매해서 읽었는데

내용이 크게 도움이 된다거나 가슴에 와닿는 것도 딱히 없었다.

아마 내가 아직 받아들일 수 있는 사고력과 경험이 적어서 그럴 수도 있다.

오늘 읽은 책 내용을 내일 블로그에 요약하면서 정리해보려 한다.


이런 상황이 나에게 주는 고마움이 어떤 게 있을까?

스트레스와 불안함, 정신파탄 같은 감정만 느껴지고 있다.

책을 왜 이리 어렵게 썼는지 작가에게 원망감이 든다.


결국 아침부터 시작했는데 아직까지 책 한 권을 다 읽지 못했다. 실패와 패배감이 드는 하루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했다. 오늘은 이 문장을 받아들이기 힘들 만큼 실패를 맛보았다.

독서를 하면서 무엇보다 괴로운 건 계속해서 잡념이 생기고, 속발음을 한다는 것이다.

속발음을 하는 내가 너무 싫다.

잡념이 생기니 이전 문장을 계속해서 다시 읽게 되고 그러다가 하루 시간만 전부 날려버린다.

책의 노예가 된 느낌이다.


애초에 브런치 스토리를 시작할 때, 아무리 힘든 일에도 감사함을 찾으려고 글을 쓰기로 했는데, 오늘만큼은 잘 되지 않는다. 몇 주 전 주말에도 속독이 안돼서 괴로웠던 일을 브런치스토리에 올렸었는데 오늘도 올리게 되었다. 독서실력이 그때와 비교하면 제자리걸음이다


실패감이 아닌 성취감으로 하루를 마치기 위해 밤을 새워서라도 오늘 읽던 책을 다 읽고 잘 것이다.

독서하면서 느낀 자괴감과 패배, 실패 속에서 무엇에 감사함을 느낄 수 있을까?


독서실력은 늘지 않았지만(오히려 더 퇴보한 것 같다.) 끈기는 늘었다는 것에 감사해 보자......(억지스럽지만)

실패를 많이 해봐야 성장한다고 했다. 실패를 겪었으니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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