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채소만 먹기, 술 안마시기, TV 안보기, 핸드폰 안보기, 쇼핑 안하기, 퇴근 후 약속 안잡기
영화 안보기
이 모든 건, 더 나은 삶을 위해 내가 선택한 절제들이다.
하지만, 이를 계속 지키기는 불가능했다.
'오늘 하루만 하자'는 마음에 너무 많이 놓아버리고
한꺼번에 폭식, 과음, 밤샘, 쇼핑 등을 해버리곤 했다.
그 후엔 자책감만 남았다.
그래서 가끔 일탈하는 날을 정해보기로 했다.
2주일에 한번 술먹기, 1주일에 한번은 저녁에 맛있는 거 먹기
이렇게 정해두면, 갑자기 폭발하듯 무너지는 나를 조절할 수 있을 것 같다.
정해진 날에, 정해진 만큼만 나를 풀어주면
스트레스를 잘 조절할 수 있고, '절제'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완벽한 절제는 없다는 걸 느낀다. 대신 적절한 리듬이 필요해 보인다.
신기하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대개 나를 망치고, 하기 싫은 것들은 나를 성장시킨다.
글쓰기, 독서, 운동, 요리처럼 하기 싫은 일들은 결국 나를 좋은 방향으로 이끈다.
반면, 음주, 폭식, TV보기, 쇼핑하기 등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은 결국 내 삶을 무너뜨리는 경향이 있다.
내가 하고 싶다 생각들면 이건 안 좋은가보다 생각하고,
하기 싫다 생각하면 이건 좋은가보다 생각하는 게 맞는 건가...
참 아이러니하다. 이래서 노페인 노게인이라는 말이 있나보다.
많이 실패해봐야 성장한다는 말도 그렇다.
실패는 하고 싶지 않은 거다. 그런데 실패를 해봐야 성장한다.
성공은 하고 싶은 거다. 성공하면 내가 성장하지 않는건가?
하기 싫은 걸 해야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거다.
실패를 해야 성공을 하듯이.
밖에 나가는 것도 귀찮고 싫다.
하지만 밖에 나가야 다양한 걸 볼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다.
집에 있으면서 쉬는 것은 하고 싶은 거다.
하지만 집에 오래 있으면 나태해지고 게을러진다.
하지만 밖에 돌아다니기만 하면 체력이 고갈돼 지치고 만다.
가끔 집에 쉬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서 하기 싫은 것만 하며 살 수 없다.
하고 싶은 것도 필요하다.
이 두가지를 적절히 섞어야 된다.
하고 싶은 걸 가끔씩 즐기는 건 좋지만,
삶의 중심은 하기 싫은 일들로 채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하기 싫은 건 영영 손에 잡히지 않는다.
하기 싫은 걸 꾸준히 반복해서
내 삶의 기본값으로 만드는 것, 그게 중요하다.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 5:5 비율로 하는 것.. 흠.. 양쪽 다 흐지부지 되어버릴 수도 있다.
제일 무서운 건, 하고 싶은 걸 꾹 참고
하기 싫은 일만 계속하다가
결국 한 번에 폭발해서
하고 싶은 걸 무분별하게 해버리는 순간이다.
그럴 때,
그동안 쌓아온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하기 싫은 것만 너무 많이 해도 위험하다.
절제와 욕구의 비율을 적절히 섞어주는 것,
그게 결국 가장 오래 가는 길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어떤 비율이 좋은 지 모르겠다.
우선 7:1로 해보려 한다.
하고 싶은 것은 1주에 한번 해보자.
그러면 한달로 치면 한달에 5번 하는 것이다. 30일 중 5일이면 6:1 이다.
이제 9월의 시작이다. 9월 1일 과음을 했다.
어제 저녁엔 영화를 봤고, 오늘 저녁엔 채소가 아닌 빵과 아이스크림을 먹고, 단 음료도 마셨다.
분명 일탈의 날을 보냈다.
그러니 이젠 다시 돌아가자.
다시 채소 위주의 식사, 운동, 독서, 글쓰기
그리고 1주 뒤 , 또다시 나를 풀어주는 하루를 만들자
결국 중요한 건,
하기 싫은 일을 익숙하게 만드는 것,
하고 싶은 걸 가끔 적당히 즐기며 내 중심의 균형을 잃지 않는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을 의도적으로 적절히 조절하면서
하기 싫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내 삶의 기본값이 되도록
나는 오늘도 그 균형을 연습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