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고독 속에 머문 끝에 얻은 답

by 차밍

예전보다 고독과 가까워졌다.

오늘은 일부러 고독의 시간을 만들어 보았다.

TV와 핸드폰을 멀리하고 책을 읽다가 지치면 눈을 감고 침대에 누웠다.


자연스레 떠오르는 생각들을 하나하나 음미하며,

잠자고 있던 무의식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궁금했다.


그동안 ‘고독은 나를 돌아보게 한다’는 말을 여러 번 읽고 들었지만,

막상 혼자 고독하게 있다 보면 금세 심심해져 핸드폰을 들거나 친구들에게 연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오늘은 조금 달랐다.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았고, 떠오르는 생각들에 더 깊게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물론 중간에 참지 못하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쇼츠 영상을 한 시간가량 보기도 했지만,

그 외에는 운동·요리·독서를 했고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으니 꽤 알찬 하루였다.

오늘 하루를 마치며 흐뭇하게 스스로를 칭찬할 예정이다.


고독 속에서 가장 크게 다가온 깨달음은 이것이다.

“그때의 나는 그 이상 잘할 수 없었다.”

나는 지금까지 내 행동들을 두고 자주 후회하거나 자책하곤 했다.

하지만 오늘은 ‘그 당시의 내가 그 이상 잘하기는 힘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를 아쉬워하며 붙잡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위에서 한 걸음씩 나아가면 된다.

과거를 후회하는 대신 현재를 기준점으로 삼아 더 강인해지기로 마음먹었다.

그것이 오늘 고독이 내게 남겨준 가장 값진 선물이었다.


물론 대부분의 생각은 잡다했다.

다음 주 회식, 친구들과의 약속, 여행 계획, 직장 내 인간관계, ‘이러다 혼자 살 수도 있겠구나’ 하는 단상까지…

고독 속에서 떠오르는 생각의 90%는 이런 사소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나머지 10%는 의미 있는 깨달음이었다.

그 10%를 위해서라도 고독의 시간은 꼭 필요하다고 느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하루가 의외로 길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보통 휴일이면 친구들을 만나거나 볼일을 보느라 시간이 부족했는데,

오늘은 혼자 고독하게 있으면서도 운동·요리·청소·글쓰기까지 하고도 여유가 있었다.

시간을 길게 늘려 쓰는 방법이 고독 속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말하기에 관한 작은 교훈도 얻었다.

말을 길게 늘어놓는 것보다,

중요한 단어 몇 개로 간결하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오늘의 고독은 잡다한 생각들로 채워졌지만, 그 안에서 분명 의미 있는 통찰도 있었다.

생각들을 정리하는 작은 숨 고르기 같은 시간이었고,

그 덕분에 “고독은 성찰을 가능하게 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내일은 경치 좋은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고 글을 이어갈 예정이다.

오늘 하루는 여기서 뿌듯하게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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