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야 진짜 배움이 시작된다

by 차밍

숲 안에서 나무만 바라보고 있는 나


황금 연휴가 끝나자마자, 세상이 나를 향해 밀려들었다.

직장 업무는 갑자기 폭우처럼 한꺼번에 연달아 쏟아졌고,

나는 그 물살에 휩쓸랜 채 하루하루를 버텨냈다.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던 집은 어느새 엉망이 되었고, 빨래는 한쪽 구석에 쌓여만 갔다.

나는 그것을 '이전에 여유롭게 직장생활 했던 날들에 대한 지불값'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업무가 업무가 연달아 쉴틈없이 몰아치다보니

내 마음의 여유도 한번에 사라졌고, 조급함이 나를 집어삼켰다.

나는 코앞에 닥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만 급급했고,

시야가 숲이 아닌 나무에 매몰되면서 업무 효율성도 떨어졌다.


퇴근 후에도 멈추지 않는 직장업무 생각


퇴근한 후에도 머릿속은 여전히 사무실에 머물러 있었다.

집에 가는 버스안에서도, 집에 돌아와도 휴식이 아닌 '연장된 근무'였다.

머릿속은 처리해야 될 일,계획과 계산들로 꽉 차 있었고,

그 생각들은 가지처럼 끝없이 뻗어나가며 나를 업무의 덩굴 속에 가두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직장 업무’라는 한 그루 나무가 아닌,
‘퇴사 후의 내 삶’이라는 숲으로 시야를 돌리기 위해
예전에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써가며 머릿속을 정리한 적이 있었다.


가끔 그 글을 다시 읽으며 마음을 다잡으려 했지만,

현실의 바람은 언제나 그 결심보다 세찼다.
'사람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 이제야 실감났다.


내면의 자유를 위한 '자아'에 집중하기


"머릿속에 직장 업무 생각이 피어오른다.


그 생각이 가지를 뻗어 나를 휘감기 전에,
잠시 멈추자.

그리고 조용히 ‘그 생각을 하고 있는 나’를 바라본다.

그때 나는 ‘생각 속의 나’가 아니라,
그 생각을 지켜보는 또 다른 ‘나’가 된다.


그제야 비로소,
직장 업무라는 생각을 내 앞을 지나가는 바람처럼
그냥 흘려보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책에서 말하던 내용이었다.


머리로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막상 현실의 벽 앞에서는 그 단순한 진리조차 실천하기가 버거웠다.


마치 30kg 덤벨까지만 들 수 있는 사람이 50kg을 들어 올리려 애쓰는 것처럼,
무거운 무게만큼 어려운 상황에 닥치자 책에서 배운대로 생각하는 것도 그렇게 힘겨웠다.
이론은 가볍지만, 실천은 무거웠다.


배우는 것보다 중요한건 배운 것을 실천한 횟수


읽는 횟수보다 중요한 것은, 그 지혜를 얼마나 '실천했는가'이다


이론을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 사이에는 하늘과 땅만큼의 간극이 있다.

운동할때 아무리 원리와 이론을 머릿속으로 이해해도, 막상 그대로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생각도 마찬가였다.

책 속의 문장은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막상 삶 속에서 그대로 실천하기는 어려웠다.


세상엔 말 잘하는 법, 글 잘 쓰는 법, 책을 빠르게 읽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많다.
그러나 그 책들을 수십 번 읽는다 해도
말은 여전히 더듬거리고, 글은 여전히 망설인다.


이유는 단 하나다.
지식은 읽는 순간이 아니라, 실천의 반복 속에서만 몸에 새겨지기 때문이다.

30kg을 여러 번 들어야 40kg이 가능해지고, 그 다음에야 50kg에 도달하는것과 같다.


그 길에는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고, 고통이 동반된다.
하지만 그 고통이야말로 배움이 ‘나의 삶’으로 변하는 통과의례다.


책을 읽는 일은 마음을 넓히지만,

책에서 알려준 지혜를 실천하는 일은 마음을 깊게 만든다.


실천할 수 밖에 없게끔 불구덩이에 뛰어들어보자


나는 오랫동안 착각했다.

지혜를 알면 자연스레 그렇게 살게 되리라 믿었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 안일한 생각이었다.


평온할 때는 배운대로 살 필요가 없고,

고통이 닥쳐야 비로소 배운 것을 꺼내 쓰게 되었다.


책에서 말했던 "맑고 평온한 마을이 아니라 화산이 분출하는 위험한 도시에 살아라"

이 문장이 이제야 진하게 와닿는다.


책에서 배운 내용과 지혜를 실천하며 내 몸에 습득하기 위해

불덩이 속으로 직접 들어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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