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내 아파트의 분양대금 1차 중도금 납부기한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난 이 사실을 회피하며 흝어져 있는 여러개의 계좌 잔액들을 확인하지 않고 있었다.
줄줄 물 세듯이 과소비하여 모아놓은 돈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젠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현실,
발등에 불 떨어진 마음으로 폰을 켜고 주식, 코인, 저축, 현금 등 모든 자산을 하나하나 확인해 보았다.
저축과 주식을 모두 처분하고 심지어 집 보증금까지 더해야 겨우 중도금을 기한 내에 납부할 수 있는 정도였다.
직작생활 13년차 직장인이라고 하기에, 나의 통장 잔고는 너무나 초라했다.
평균만큼만 지출했어도 이 금액의 2배는 모을 수 있었을 것 같았다.
과거 철없던 나의 소비 습관에 대한 후회가 밀려왔다.
몇 주 뒤, 오랜만에 가족여행을 위해 리조트를 예약할까 생각했었는데,
그 계획은 바로 마음속에서 접어두어야 했다.
직장생활 13년동안 받은 월급으로 나는 마치 인생에 오늘 하루만 있는 것처럼 돈을 써댔다.
비싼 물건들은 할부로 사고는 당장 돈을 조금만 내고도 비싼 것을 얻었다는 착각에 좋아했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내 돈 아까운 줄 모르고 흔쾌히 지갑을 열었고,
하루의 고단한 직장생활을 보낸 후, '맛있는 저녁'으로 보상받고 싶어 매 끼니 재료가 최상인 고급 음식을 고집했다.
게다가 지금 당장 필요하지도 않으면서, 1년에 한번 쓸까 말까하는 물건들을
'나중에 사용해 보고 싶으니 지금 다 갖춰놓아야 된다'라는 막연한 욕심에 덜컥 구매했다.
그렇게 구매한 물건들은 10년이 지나도록 거의 사용하지 못하고 창고에 쓰레기처럼 보관되어 있었다.
중고로 내놓아도 잘 팔리지 않으면서 가치를 제대로 받지도 못하는 계륵이 되었다.
오히려 갖고 있으면 계속 관리비용이 지출되기까지 했다.
이사할 때가 되어서는 버리는 것조차 돈이 드는 골칫덩이가 되어 이사비용만 더 늘리는 결과를 낳았다.
과거의 잘못된 소비 습관이 지금까지도 나를 괴롭히고 있던 것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경제와 돈 쓰는 소비습관에 대해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돈 벌기 위한 공부'도 중요하지만. '돈 쓰기 위한 공부'도 정말 중요하다는걸 후회에 몸서리칠 정도로 느낀다.
최근 경제 관련 책들을 읽으며 소비 습관을 어느정도 개선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천 원, 오천 원, 만 원정도의 작은 돈부터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억'이라는 단위의 숫자 크기를 온전히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1억. 평범한 월급 직장인은 생활비를 빼고나면 6~7년은 근무해야 모을 수 있는 돈 아닌가..
그런데 내가 구매하려는 아파트 가격은 거의 5억이었다.
무려 30년을 알뜰하게 생활하고 저축해야 살 수 있는 금액이다.
단순히 '부족한 돈은 은행 대출해서 사면 그만이지'라고 쉽게 생각지만,
사실은 평생 일하면서 갚아야 하는 거대한 금액이었다.
아직 내 인생의 절반이 남아있다.
이제부터라도 새로 출발하는 마음으로,
그나마 떠나지 않고 남아있는 내 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보았다.
우량주식 : 자산의 20% 적립식 투자
가상자산 :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에 자산의 20% 적립식 투자
비상현금 : 자산의 10%는 비상용 현금으로 보유한다.
고정비용 : 월세, 관리비, 보험료, 통신료 등 고정비용으로 20%를 지출한다
생활비 : 남은 20%로 생활한다.
이 중, 생활비 20%를 지키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과제이다.
하지만 이 계획을 지키지 않으면 아파트 중도금을 기한 내에 납부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도 남은 분양금을 마련하고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알뜰한 소비는 기본이고,
더불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 한다.
바로 직장생활과 병행하며 '나를 위한 투자'인 독서와 글쓰기를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