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8시간을 꽉 채운 업무를 마치고 터덜터덜 집에 돌아왔지만, 오늘만큼은 블로그 포스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과중한 업무로 몸은 천근만근 피곤했지만, 이대로 두었다간 활기를 잃어가던 내 블로그가 결국 폐허가 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업무로 지친 나에게 보상을 주기 위해 티비를 켰다.
더이상 시간을 흘려보내기 전에 티비를 끄고, 침대에 잠시 엎드리니 스르르 잠이 쏟아졌다.
'이대로 잠들다간 오늘도 또 블로그를 못하게 된다. 그러면 블로그 안 한날이 더 길어진다.'
절대 그럴 수는 없었다. 마지막 의지를 쥐어짜 잠의 바다에서 빠져나와 침대에서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았다.
그렇게 나는 가을 단풍 가족 여행 추억을 주제로 블로그 포스팅을 써내려 갔다.
그렇게 한 편의 글을 마무리하는 데 무려 3시간이 걸려 새벽 1시가 훌쩍 넘어버렸다.
'아, TV 안보고 바로 시작했으면 11시쯤 끝내고 일찍 잠들었을 텐데...'하는 현실성 없는 후회를 잠시 했다.
여행했던 날의 감정과 느낌을 떠올리며 명확하게 글로 표현하는 과정은 고통스럽다.
하지만 동시에 그날의 감정과 느낌을 다시 되새기게 되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여행을 다시 하는 기쁨을 선사한다.
아쉬운 점은, 블로그 글 한 편을 쓰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꾸준히 글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좀 더 간편하게 쓸 필요가 있었다.
독자들 역시 길고 내용 많은 글보다는 짧고 명확한 글을 좋아한다.
한장에 많은 내용을 담으려고 하기보다는, 두 장, 세 장으로 나누어 하루에 조금씩 쓰는 방식으로 바꿔봐야 겠다.
하루를 온전히 한 장의 글로 완성하면 물론 깔끔하고 뿌듯함도 크겠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꾸준히 이어가기 쉽지 않았다.
새로운 포스팅을 완성하고 나서야, 그동안 블로그를 얼마나 오랫동안 방치했는지 확인해 볼 용기가 생겼다.
너무 긴 시간이었을까 봐 불안했다.
확인해 보니, 무려 2주동안 블로그에 새 글이 없었다.
일주일에 3편은 쓰려고 했던 목표량에 한참 못미쳤다.
하지만 업무로 힘든 하루를 보내고 퇴근 후 지친 몸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블로그 한편을 끝마쳤다는 사실에 깊은 뿌듯함을 느꼈다. 비록 다음날 늦게 일어나서 아침과 독서시간은 놓쳤지만,
그렇게 오랜만에 새 글을 추가하니내 블로그가 다시 '생명의 약'을 먹고 활기를 되찾는 기분이었다.
블로그뿐만 아니라 며칠동안 멈춰있던 브런치스토리에도 다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금, 이 글을 써내려가고 있다.
쓰러져가던 블로그와 브런치스토리를 '새 글 추가'라는 약으로 다시 살려내니
나 자신 또한 되살아나고 재정비되는 기분이다.
그런데 지금 폐허가 된 집이 하나 더 있으니, 바로 인스타그램이다.
이미 6개월 가까이 방치되어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직장 생활 하며 블로그와 브런치스토리에 인스타그램까지 하는 건 무리였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두 마리 다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블로그와 브런치스토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렇게 하루를 힘들게 겨우겨우 버티는 내게 성공하는 날이 과연 찾아올까 의심이 들었다..
'자신이 아닌 남을 돕기 위한 목표를 세우라'고 했지만
솔직히 나를 위해 블로그와 브런치스토리를 쓰고 있다.
내 추억과 그 때의 감정을 다시 느끼고 간직하기 위한 나만의 공간이다.
그래서 대중적인 인기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를 위해 글 쓰는 걸 놓고 싶진 않다.
나를 위해 쓰면서 이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계속해서 써 내려가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