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나는 나 자신을 중심으로 행동해버린 부끄러운 경험을 했다.
짧은 에피소드였지만, 한 민원인과의 갈등 속에서 잊고 있던 '본질'을 다시금 되새기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날은 점심시간이다.
담당 직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한 민원인이 사무실을 찾아와 업무 처리를 요청하셨다.
나는 "하실 말씀을 요약해 주시면 담당자가 돌아오면 전달해 드리겠습니다"라고 정중히 말씀드렸다.
하지만 민원인께서는 "직접 만나 이야기해야 하니, 담당자에게 연락해서 오라고 해달라"고 요구하셨다.
순간, 그분에게 불쾌함이 올라왔다.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위주로만 생각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출장 중인 담당자에게 굳이 다시 사무실로 들어와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민폐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무엇보다 그분의 다소 무례하게 느껴지는 태도에 마음이 흔들렸다.
그래서 나는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핑계를 대며 상황을 모면하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옆에서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던 동료가 망설임 없이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다행히, 담당자가 돌아와 민원인과 직접 소통하며 모든 민원 업무가 원만하게 처리되었다.
그 순간, 내 자신이 너무나 못나 보였다. 깊은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 바로 민원인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그들을 돕기 위함인데,
나는 그 순간 '나'를 먼저 생각하고 '나 자신'을 보호하려 애쓰다 정작 해야 할 '본질'을 잊어버렸던 것이다.
돌이켜보면, 상대의 태도에 대한 불만보다도, 내 자신이 상처받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더 크게 흔들렸던 것 같다.
나 자신을 위하는 행동은 의도치 않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를 너무 막대하면 나 자신이 버텨내지 못할 것 같은 막연한 두려움도 공존한다.
'나'와 '우리' 사이의 적절한 선, 그 조화를 찾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나 자신에게 떳떳하게 사는 것'이야말로 그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나를 위한 길이면서 동시에 타인들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 현명한 길이었다.
무의식적으로 '나'를 보호하려는 행동을 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갈 때,
한 번 더 스스로에게 묻는 연습을 시작해 보려 한다.
"이것이 나 자신에게 떳떳한 행동인가?"
어른들이 '행동하기 전에 생각하라', '말하기 전에 세 번 생각하라'고 했던 말씀이 이제야 진정으로 와닿는다.
"행동을 조금만 천천히 하면, 생각할 여유가 생기고 그만큼 더 현명한 선택을 할 확률도 커지는 것 같다."
천천히, 그리고 나에게 떳떳하게. 그렇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