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깨어난 뒤 떠올린 꿈은 늘 몽환적이고, 아련하고, 괜히 그립다.
옛 추억도 그렇다.
돌이켜보면 모든 장면이 부드럽고 아름답게 남아 있다.
그렇다면 문득 이런 질문이 생긴다.
지금 이 순간도 꿈이나 추억처럼 살아갈 수는 없을까?
꿈과 추억에는 공통점이 있다
이미 지나갔다
결과를 이미 알고 있다
더 이상 선택하거나 책임질 필요가 없다
그래서 마음이 가볍다.
걱정이 사라진 상태에서 바라보는 시간이니까
반면 현실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결과를 모르고
매 순간 선택해야 한다
이 상태에서
꿈이나 추억과 똑같은 감정을 느끼는 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현실의 나는 늘 걱정과 함께 산다.
아직 오지도 않은 불안,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들.
반면 꿈과 추억을 떠올릴 때는
그 당시의 걱정이 모두 지워진 상태로 기억한다.
어쩌면 현실과 추억의 차이를 만드는 건
사건이 아니라 ‘걱정의 유무’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걱정이 사라지길 바랄 수는 없다.
걱정은 늘 찾아온다.
걱정에 빠져드는 대신
‘아, 지금 내가 걱정하고 있구나’ 하고 알아차리기.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이 걱정 역시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기억하기
광활한 우주 속에서
지금 내가 붙잡고 있는 불안은 티끌만 한 존재다.
돌이켜보면, 인생에는 수없이 많은 걱정이 있었지만
그 대부분은 일어나지도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모두 사라졌다.
결국엔 다 잘될거라고 믿으며,
지금의 현실을 꿈과 추억을 떠올리듯 살아보자
술에 취하면
잠시 걱정이 사라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술은 그저 기분을 올려줄 뿐이고,
꿈과 추억은 마음을 낭만적으로 물들인다.
추억이나 꿈을 떠올릴 때처럼,
현실을 아름답고 낭만적으로 보내고 싶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꿈을 꾸는 순간이나, 그 추억의 당시에도
그 시간이 특별히 낭만적이진 않았다.
아름다움은 지나간 뒤에야 덧입혀진 감정이었다.
추억과 꿈도 시간이 지나며 미화된다면,
사라지기 전에, 지금 이 순간을 조금 먼저 미화해보면 어떨까.
물론 분명히 힘들고 괴로운 순간은 존재한다.
그런 순간까지 억지로 아름답게 느끼는 건 불가능하다
그러니 괴로운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게 어쩌면 자연의 원리이지 않을까?
정말 힘든 순간에는 꿈처럼 살려고 애쓰지 말자.
대신 이렇게만 생각해보자.
“이 순간도 언젠가 내가 돌아보게 될 한 장면이겠지.”
그 생각 하나만으로도 지금의 시간은 조금 느슨해지고,
현실은 잠시 몽환의 가장자리에 머문다.
결국 정리해보면 이렇다.
현실을 꿈이나 추억처럼 살 수는 없지만,
꿈이나 추억처럼 바라보는 순간은
지금도 충분히 만들어갈 수 있다.
이는 `다 잘될거야`라는 긍정적인 생각,
언젠가 돌이켜보면 아름답게 느껴질 현재임을 알아차리는 것.
그 마음가짐이
현실을 조금 더 부드럽고 몽환적으로 바라보게 해줄거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