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이 마흔을 넘기고, 새 동네로 이사하면서
이성친구를 사귀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직장 후배는 그런 나를 위해 동네 솔로 모임 링크를 보내주며 한번 가보라고 했다
막상 후배 앞에서 말로는 "그래, 한번 가볼게"라고 했지만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에 어플 모임에 대한 편견까지 겹쳐
마음은 그 자리에서 이미 한 발 물러나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솔로 친구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자연스레 동네 솔로 모임 이야기가 나왔다
내가 혼자 가기 뻘쭘해서 못가겠다고 하자
한 친구가 그러면 우리 같이 가보는게 어떠냐고 했다
같이 간다면 괜찮을 것 같았다
우리는 모임에 가서 서로 모르는 사이인 척 하기로 했다
하지만 모임 당일, 용기는 다시 사라졌다.
바람까지 세게 불어, 이미 바닥까지 떨어진 의지마저 저 멀리 날려버렸다
모임에 이미 참가하기로 약속되어 있는 상황이었지만,
'어차피 한번 보고 말 사이들인데'
그냥 약속 펑크 내고 집에서 쉬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더 커졌다
그때 같이 가기로 한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자기는 이미 준비를 다 마쳤다며 나도 갈 준비를 다 했냐고 물었다
나는 솔직하게 `갈 마음이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친구는 말했다.
이미 약속된 모임이고,
안가면 그 사람들에게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며 자기 역시 용기를 어렵게 내는 중이니 같이 가자고.
용기를 내는 친구의 말을 듣고 침대에 누워 있는 내 모습에 반성하게 되었다
결국 옷을 갈아입고 모임 장소로 향했다
도착하자 가슴이 두근거렸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처음 만나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다는 게
어색하고 부담스러웠다
그나마 친구와 함께 한다 생각하니 조금은 용기가 생겼다
모임장소는 중식식당이었다
이미 모임 참가자들 모두 도착해 있었고,
모두가 어색하지 않게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모임 주최자는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이끌었고
그 친화력에 감탄이 나왔다
주최자 두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처음 보는 사이였지만
서로 편하고 자연스럽게 대화했고 리액션도 좋았다.
나와 친구는 2차까지 함께한 뒤 중간에 자리를 나왔다
우리가 간 이후, 그 모임은 4차에서 끝났다고 한다.
그날의 모임은 어플 모임에 대한 편견을 내려놓으며, 심리적 거리감을 좁힐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런 만남 모임에 나가는 건 내가 어딘가 부족한 사람 같고, 그런 모임 역시 부정적인 곳일 거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직접 부딪쳐 보기 전에 먼저 겁을 먹고 기회를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다음에는 두려움과 부정적인 생각이 소중한 경험과 기회를 가로막지 않도록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