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주세요’를 말하지 못한 소심한 나

by 차밍

오늘 구내식당 점심 메뉴는 닭오븐 구이였다

한 손으로 뼈를 잡고 넓적한 닭다리 살을 뜯어먹을 생각에 은근히 기대하며 식당으로 향했다


식판을 들고 닭구이를 배식하는 여사님 앞에 섰다

그런데 접시에 올라온 건 살이 거의 없는 부위 하나.


'더 달라고 말할까?'

잠깐 고민하는 사이, 내 앞줄이 밀리며 배식은 바로 다음 반찬으로 넘어갔다

괜히 더 달라고 했다가 줄 서 있는 사람들에게 욕심많은 사람으로 보일까 눈치가 보였다


같이 밥으러 온 직원도 상황은 같았다

그 역시 살이 거의 없는 닭뼈를 받아왔고, 우리는 "너무 심한거 아니냐"며 서로 씩씩댔다


먹으면서 곱씹다 보니 오히려 더 화가 났다.

같이 온 직원도 나와 똑같은 피해를 입고 같은 생각을 해서

내 억울함이 괜한 게 아니라는 걸 확산하니 더 화가 났다.

지금이라도 가서 따지고 싶었지만, 이미 시간이 지나고 다시 가서 따지기엔 어색했다


화를 삭이며 밥을 먹고 있는데,
잠시 후 내 옆자리에 앉은 직원의 식판이 눈에 들어왔다.

통통하고 굵은 닭다리 하나.
게다가 내 것과 비슷한 크기의 닭구이가 하나 더 있었다.


순간 어이가 없었다.
배식하는 여사님이 중간에 한소리를 들은 걸까.


그제야 깨달았다.
자기 권리를 주장하지 않으면,
그 권리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지나가 버릴 수도 있다는 걸.


앞으로는 주변 눈치보다
내 생각과 신념을 먼저 말할 수 있어야겠다.
닭다리 하나 앞에서조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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