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독서, 글쓰기, 그리고 식사 준비까지.
나열해놓고 보면 꽤나 성실한 하루의 리스트다
하지만 하나를 끝내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그 틈새마다 나는 매번 길을 잃었다.
분명 '자유시간'을 가졌음에도 몸은 점점 무거워졌고,
다시 책상 앞에 앉았을 때의 집중력은 처참할 정도로 흐트러져 있었다.
왜 그럴까? 곰곰이 나의 '쉼'을 복기해 보았다.
자유시간이라는 명목하에 내가 한 일은 '온전한 휴식'이 아니었다.
과업을 마친 자리 그대로 앉아 의식의 흐름을 방치했다.
끊임없이 떠오르는 생각의 꼬리를 잡고 방황하거나, 목적 없는 인터넷 쇼핑으로 뇌를 자극했다.
그것은 휴식이 아니라 에너지의 유출이었다.
뇌는 쉬지 못하고 계속해서 정보를 처리하며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불안해 선택한 그 행동들이,
정작 다음 과업을 위해 채워져야 할 에너지를 바닥까지 긁어내고 있었다.
쉴 때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에너지가 다시 차오를 수 있도록 자신을 내버려 두어야 했다.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에서 다음 일을 시작하려니, 마음은 조급하고 몸은 느슨해졌다.
결국 한 가지 일을 끝내기도 전에 다른 곳으로 주의를 돌리는 '멀티태스킹의 함정'에 빠졌다.
한 번 흩어진 주의력을 다시 모으는 데는 생각보다 큰 에너지가 소모된다.
지금 하는 일을 끝낼 때까지 다른 곳을 쳐다보지 않는 것,
즉 '단일 집중'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했다.
흐릿한 정신으로 붙들고 있는 1시간보다, 맑은 정신으로 몰입하는 30분이 훨씬 강력하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이 두 가지 원칙을 세웠다.
쉼의 원칙: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온전히 휴식에만 전념할 것.
몰입의 원칙: 한 가지 과제가 끝날 때까지 주의를 전환하지 말 것.
주의력을 전환하는 데 드는 시간, 그리고 피곤한 정신으로 꾸역꾸역 버티며 낭비되는 시간을 합쳐보면 체감상 하루에 약 '3시간'이라는 여유가 보였다
단순히 더 열심히 사는 것이 아니라, 더 똑똑하게 쉬고 집중함으로써 얻어낼 수 있는 시간이다.
이제 나는 이 확보된 3시간을 통해 조금 더 여유로운 저녁을 가져보려고 한다.
효율적인 시간 관리의 핵심은 '시간' 그 자체가 아니라, 내 '에너지'를 어디에 흐르게 하느냐에 달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