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우리 집에서 내가 좋아하는 동생과의 오붓한 술자리

by 차밍

우리 집에서 내가 좋아하는 동생과 술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주 예의 바르며, 남자답고, 성실하고, 마음이 착한 동생이다.

우린 직장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며 알게 된 사이다.


원래 우리 집 저녁모임 인원은 나 포함 4명이어서 4인분양의 보쌈, 치킨, 감자탕 요리를 했고 여유분으로 오리고기도 샀다.

그런데 2명이 갑자기 일이 생겨 못 오게 되어 나와 동생 둘이서 먹게 되었다.

동생은 직장에서 우리 집까지 오는데 1시간 반이 걸렸다.

여기까지 오는데 고생한 동생을 위해 내가 준비한 요리와 술을 동생이 맛있게 먹으며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길 원했다.


미리 요리를 준비해 놓고 식탁에 앉아서 기다리다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동생을 맞이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전화로 어디쯤인지 물어보고 동생이 도착할 때쯤 엘리베이터에 가서 동생을 맞이했다.

멀리서 힘들게 우리 집까지 온 동생을 보니 반갑고 좋았다.


동생은 우리 집에 오는 길에 올리브영에서 탈취제를 선물로 사 왔는데, (역시 좋은 동생이다.)

내가 준비한 요리를 보고는 감동받으며 사진을 찍고 여자친구에게 보내줬다.

이렇게 준비를 많이 했는데 나머지 두 명이 안 와서 속상했겠다며 나를 위로해 줬다.

우린 오붓하게 음식과 술을 먹으며 진솔하고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


옛 연인 얘기, 직장 사무실 얘기, 서로에 대한 애정표현, 서로의 비밀 등 대화할수록 마음이 따뜻해지고 기분이 좋았다. 그러다 보니 한 병이 주량인 내가 술을 3병이나 마셔 버렸다.

분위기 좋은 발라드 노래를 틀어놓고, 동생과 난 3시간동안 기분 좋게 취한채로 대화하며 우정을 더 깊게 다졌다.

다음 날 아침 힘이 없고 속이 너무 안 좋아 단 과일이 너무 먹고 싶었다.

특히 애슐리 음식코너에 있는 커다란 망고를 한접시 가득하게 채워와서 허겁지겁 먹고 싶었다.

속이 안 좋고 일어날 힘이 없어 도저히 애슐리를 가거나 과일 사러 밖에 나갈 수 없었다.

내가 믿고 자주 가는 과일가게에 전화로 배달주문을 했다.


그때는 과일이 너무 먹고 싶어 먹고 싶은 것을 다 주문했다.

토마토, 사과, 딸기, 감홍씨, 귤 이렇게 주문하니 가격이 54,000원이 나왔다.


반가운 과일배달이 오자마자 난 죽을힘을 다해 몸을 일으켜 문을 열고 과일을 받았다.

과일배달 온 분은 내게 구원자 같았다.

여러 과일 중 제일 먹고 싶었던 딸기를 먼저 선택해서 순식간에 딸기를 다 먹어치웠다.

정말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귤, 홍씨, 사과를 한개씩 먹었다


나도 이렇게 힘든데 술 먹은 다음날 출근한 동생은 얼마나 힘들었을까.ㅠㅠ 걱정되고 미안했다.

핸드폰을 보니 아침 7시 반쯤 동생에게 연락이 와 있었다. 존경스러울 정도로 정말 대단한 체력이다.


직장에서 내가 정말 편하고 좋아하는 동생이 하나 더 있는데 다음에 그 동생하고 셋이서 한번 보고 싶다.

그런데 어제 무리한 과음을 하고 나니 이제 술을 끊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한 병만 먹는다는 게 불가하단걸 다시 한번 확인했다. 애초에 입에 안 대는 게 정답인 것 같다.

남자들끼리 모임은 술 없이는 시간 보내기 힘든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한달에 한번으로 줄여봐야 겠다.)


나를 좋아해 주고 아껴주는 동생이 너무 고맙다. 한없이 잘해주고 싶은 동생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내 블로그 주제 찾기 위한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