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금 떠난다면 어디로

피아졸라- 리베르 탱고, 까르델-간발의 차이로

by 피아니스트조현영

아스토르 피아졸라(아르헨티나 작곡가)



뮤즈> 이번 연휴는 정말 길어서 다들 계획이 많으실 겁니다. 특히 아직 자유의 몸인 분들은 여행 많이 준비하시던데, 떠나는 사람은 떠나는 기분으로 못 가시는 분들은 대리만족으로라도 여행을 상상해 보도록 해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주제로 멀리 아르헨티나 음악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디오니소스> 상황이 허락한다면 정말 가보고 싶은 나라가 아르헨티나였는데! 열정과 낭만이 가득한 아르헨티나 그곳에도 클래식이 있다니 궁금합니다. 그럼 아르헨티나 음악에 대해 설명 들어볼까요?

뮤즈> 네. 먼저 아르헨티나 음악을 소개하려면 저희가 아르헨티나라는 나라에 대해 조금 알아야겠죠? 디오니소스님은 아르헨티나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디오니소스> 일단 축구, 마라도나, 스테이크, 말벡 와인, 에비타? 이 정도가 떠오르는데요?

뮤즈> 오호!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 를 불렀던 에비타까지 아시다 니! 말씀하신 것처럼 아르헨티나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대부분 열정과 낭만이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음악가 입장에서 제일 먼저 탱고가 떠오르는데요, 이 탱고가 오늘 함께 들을 음악입니다.



디오니소스> 탱고가 아르헨티나 음악이었군요... 그런데 원래 탱고는 춤 아닌가요?

뮤즈> 맞아요. 우리가 탱고 하면 춤이 떠오르죠. 하지만 춤이란 건 음악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런 관계입니다. 누군가 말하기를 음악은 춤의 하느님이라고까지 하더라고요. 생각해보면 음악이 어떤 곡이냐에 따라 추는 춤도 달라지니까 그 말이 맞아요. 탱고는 처음에는 춤에서 가사가 붙은 노래로 그리고 요즘 저희가 듣는 기악곡으로 발전했습니다.


디오니소스> 아 그렇군요. 탱고가 노래로도 있었다니 신기하네요.

뮤즈> ‘아르헨티나’라는 나라의 특성이 아주 잘 나타나는 음악이 탱고인데요, 탱고는 쿠바의 아바네라 음악이 아르헨티나로 유입이 되면서 변형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둘 다 액센트가 있는 2/4 박자 계통의 음악이죠.


디오니소스> 아 그렇군요.. 그런데 탱고는 처음에 어떻게 발생된 건가요?

뮤즈> 유럽과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위치해 있는 아르헨티나는 ‘아르헨티나 드림’을 꿈꾸면서 이민 왔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저 어릴 때 ‘엄마 찾아 삼만리’라는 만화가 있었는데, 거기서도 보면 엄마가 대서양을 건너 삼만리나 떨어진 아르헨티나로 돈 벌러 가요. 그리고 엄마를 찾으러 어린 아들 마르코가 큰 배를 타고 아르헨티나로 가죠.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하는데, 떠난 사람이나 남겨진 사람이나 그리워 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주로 남자들만 이민을 왔는데요, 사람들은 부둣가에서 하루 일을 마치고 저 멀리 가족을 그리워하며 향수를 달랬습니다. 하지만 남자인지라 그리고 인간인지라 육체의 외로움을 달랠 그 무엇이 필요했었죠. 그래서 홍등가를 찾는데, 거기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남자들끼리 췄던 춤이 탱고의 처음입니다.


디오니소스> 아 남자들끼리 췄다고요?

뮤즈> 네.. 좀 의외죠. 그 남자들끼리 췄던 춤이 남녀가 추는 춤으로 바뀌고 차츰 가사가 붙은 노래로 그리고 악기로 연주하는 기악곡으로 발전된 것입니다.


디오니소스> 전 탱고 하면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 중년의 알 파치노가 멋지게 춤을 추던 그 장면이 떠올라요.

뮤즈> 네 그래요. 저도 참 좋아하는 영화인데요, 그래서 오늘 첫 곡으로 준비해 봤습니다. 멜로디는 너무 유명해서 잘 아실 거예요. 일단 음악 한 번 들어볼까요?


디오니소스> 네 좋습니다.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 나온 ‘포 우나 카베차’ 간발의 차이로 라는 뜻이죠. 들어보겠습니다.

영화 '여인의 향기' 중에서 동영상 https://youtu.be/_7mMdbE1I1k

카르델- 여인의 향기 OST ‘Por una cabeza’ 간발의 차이로



디오니소스> 아 오랜만에 들으니 정말 좋네요.

뮤즈> 그렇죠? 막 춤추고 싶지 않으세요? 하하하

원래 이 곡은 원래 탱고의 신이라고 불리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가수 겸 작곡가 ‘카를로스 카르델’의 작품인데요, 영화 ‘탱고 바(1935)’를 위해 작곡된 곡입니다. 저희는 여인의 향기로 알게 되었죠.


디오니소스> 그렇군요. 이 곡 말고도 유명한 탱고는 어떤 곡이 있나요?

뮤즈> 네... 카르델이 탱고의 신이라면 이 분은 누에보 탱고의 신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바로 아스토르 피아졸라입니다. 피아졸라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클럽이나 뒷골목에서 남녀가 자유롭게 추던 탱고를 클래식과 융합해서 누에보 탱고 즉 ‘새로운 탱고’라는 장르를 개척하죠. 탱고를 예술적 지위까지 점진적으로 그려낸 장본인이에요. 피아졸라의 작품 중에서는 ‘리베르 탱고’가 가장 유명합니다.


디오니소스> 아! 리베르 탱고! 제목은 정말 많이 들었는데요...

뮤즈> 이 곡도 역시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해요. 아이들도 다 알만큼 멜로디가 익숙한데요, 개그 프로그램에도 나오는 음악이죠. 리베르탱고란 자유의 탱고라는 뜻인데, 음악이 밀고 당기고 하는 게 정말 자유롭습니다.


디오니소스> 이 음악은 들으면서 몸을 가만히 두기가 어려워요. 춤을 잘 못춰도 막 들썩이게 됩니다.

뮤즈> 네 그래요. 음악이라는 게 몸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인데요, 혹시 탱고 배워 보셨어요?


디오니소스> 하하! 제가 음악은 좋아합니다만 아직 춤은 마음속으로만 꿈꿔요. 파트너도 없고 흑흑

뮤즈> 하하 저도 그런 생각을 했던 사람인데요, 결혼 전에 제가 탱고를 조금 배웠어요. 연주하는 데도 도움도 되고 해서. 그런데 막상 배워보니 상당히 어렵더라고요. 그리고 느끼하고 이상한 춤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완전 반대로 아주 예의를 갖춰서 춰야 하고 파트너에 대한 배려가 많이 필요한 춤이었어요. 밀고 당기면서 융통성 있게, 닿을 듯 닿지 않고 꼬일 듯 꼬이지 않게, 능수능란한 스텝이 필요하더라고요.


디오니소스> 닿을 듯 닿지 않고 꼬일 듯 꼬이지 않는다... 아,,, 우리 인생 하고도 비슷한 느낌이에요. 너무 다가가지도 너무 멀지도 않게.

뮤즈> 모든 음악이 그렇지만 각 음악마다 담고 있는 철학이 분명 있는데요, 탱고는 연주를 하면 할수록 알면 알수록 매력적이고 담고 있는 메세지가 감동이에요. 이어서 작곡가 피아졸라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면요, 피아졸라 할아버지는 이탈리아 이민자였습니다. 원래 이탈리아 사람들이 한국 사람처럼 가족애가 굉장히 강해요. 그래서 이민을 와서 살면서도 서로에 대한 애정이 넘쳤는데, 특히 피아졸라와 아버지의 관계는 유명합니다. 피아졸라는 태어날 때부터 다리가 장애였어요. 걷기도 뛰기도 불편한 아들이었는데, 아버지는 오히려 반대로 수영이나 달리기 등의 운동을 시키면서 콤플렉스 대신 자신감과 용기를 북돋아줍니다. 그리고 아들의 재능을 잘 관찰하면서 반도네온이라는 악기를 가르쳐요.


디오니소스> 반도네온? 그거 아코디언 비슷하게 생긴 악기 맞죠?

뮤즈> 네 맞아요. 반도네온은 탱고 연주에 있어 빠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음색을 지닌 악기인데요, 아코디언은 오른쪽이 건반이고 반도네온은 동그란 키 버튼이라는 겁니다. 반도네온이 연주하기가 좀 더 어려워요. 반도네온은 원래 독일 악기로 아르헨티나에 건너온 독일 이민자들에 의해 많이 연주되었는데, 다른 악기와는 달리 한쪽 다리를 올리고 연주해요. 그러니까 피아졸라처럼 다리에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은 그런 모습을 가릴 수가 있었어요. 피아졸라 아버지는 자기 아들이 장애를 콤플렉스가 아닌 가장 멋진 모습으로 연주할 수 있도록 반도네온이라는 악기를 선택한 거죠. 정말 멋있는 아버지예요.


디오니소스> 제가 인터넷에서 피아졸라 사진을 보니 굉장히 카리스마 있게 생겼던데,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대부분 열정이 넘쳐서인지 잘 생긴 것 같아요. 꼭 기회를 만들어서 아르헨티나 한번 가고 싶네요.

뮤즈> 그러게요. 남미는 너무 멀어서 엄두를 못 내고 있는데, 조만간 정말 자유롭게 여행 가서 아르헨티나를 느끼고 싶습니다.


디오니소스> 네,, 오늘 긴 연휴를 앞두고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주제로 탱고 이야기 나눠봤는데요,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 들으면서 인사 나누겠습니다. 연휴 잘 보내시고 다음에 뵐게요.

감사합니다.

뮤즈>네 여러분 모두 즐거운 한가위 되시고 자유로운 연휴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피아졸라-리베르 탱고 듣기 https://youtu.be/kdhTodxH7G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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