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린카 ‘루슬란과 뤼드밀란’ 서곡,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서곡
뮤즈> 연휴 시작하기 전에는 이 황금연휴를 어떻게 보낼지 흥분되기도 하고 기대도 되고 했는데요, 중반 이후부터는 하루빨리 일상이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중간중간 일이 있어서 멀리 가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뭔가를 하자니 시간이 여의치도 않고 노는 것도 힘들더라고요. 저처럼 이래저래 연휴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분들 계실 것 같아, 기운 내시라고 신나는 음악 두 곡 골라봤습니다.
디오니소스> 신나는 음악 좋네요. 저도 뭔가 몸과 마음이 아직 제자리를 못 찾는 듯 방황 중인데, 신나는 음악 듣고 기운 내야겠어요. 어떤 음악인 가요?
뮤즈> 첫 번째 음악은 러시아 작곡가 글린카의 오페라 ‘루슬란과 뤼드밀라’ 서곡입니다.
디오니소스> 러시아 작곡가 글린카? 처음 듣는 이름인데요. 어떤 사람인가요?
뮤즈> 사실 글린카라는 작곡가는 우리가 흔히 아는 차이코프스키, 라흐마니노프, 쇼스타코비치에 비해서는 이름이 많이 생소하죠. 하지만 음악은 훨씬 귀에 익숙한 멜로디입니다. 일단 작곡가 글린카에 대해 소개해 드릴게요.
이 사람 본명은 미하엘 이바노비치 글린카인데요, 좀 길죠? 하하 러시라 사람들이 대부분 이름이 정말 깁니다. 왜 러시아 문학을 긴 이름 때문에 읽다 포기한 분들 많잖아요? 죄와 벌의 주인공 이름도 본명은 로지온 로마느이치 라스콜리니코프... 뭐 이런 식으로...
작곡가 글린카는 1804년 러시아에서 태어나 1857년에 죽었습니다. 우리가 아는 클래식 작곡가 쇼팽이나 슈만이 활동했던 시기에 활동했는데요, 러시아의 지리적인 특징 때문에 서유럽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디오니소스> 맞아요... 러시아는 유라시아 대륙에 걸쳐 있어서 아시아적인 요인과 유럽의 느낌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 같아요.
뮤즈> 하하 빙고! 러시아는 지구 육지 면적의 1/7로 제일 크죠. 이 큰 땅에서 태어난 글린카는 젊은 시절에 서유럽에 체류하면서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음악을 듣고 이탈리아 오페라에 매력을 느낍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유럽 지향적으로 작곡을 한 건 아니고요, 오히려 새로운 것을 러시아 고유의 문화에 잘 접목시킵니다. 그래서 러시아 국민주의 음악을 성립하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디오니소스> 아하 그렇군요.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는 안목이 있는 작곡가였네요. 그렇다면 이젠 음악 얘기를 좀 들어볼까요? 아까 소개하신 음악의 제목이 ‘루슬란과 뤼드밀라’라고 하셨는데, 그건 뭔가요?
뮤즈> 네 대부분 오페라의 제목은 사람 이름 특히나 주인공 이름입니다. 남자 주인공 ‘루슬란’과 여자 주인공 ‘뤼드밀라’의 이야기를 음악과 함께 엮은 오페라인데요, 전체 2막으로 구성된 오페라 중에서 처음 서곡을 골라봤어요.
디오니소스> 남자와 여자 주인공이 나오는 걸 보니 오페라 줄거리가 대충 상상이 되는데요, 공주를 구하러 왕자가 떠나는 그런 얘기인가요?
뮤즈> 오호! 맞아요.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권선징악 아니면 이루어질 수 없는 남녀의 슬픈 사랑이야기인데요 이 두 주인공의 이야기는 그래도 행복한 결말을 맞습니다.
악마에게 딸 뤼드밀라 공주를 빼앗긴 키에프 대공은 딸에게 청혼하는 세 명의 귀공자에게 약속을 합니다. 악마로부터 자기 딸을 구해오는 사람은 자기 딸과 결혼을 할 수 있다고. 결국 가장 용감한 루슬란 왕자가 뤼드밀라 공주를 구해오고 둘은 결혼을 하지요. 이 오페라는 러시아의 대문호인 푸시킨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겁니다.
디오니소스> 오호... 푸시킨의 원작이군요. 음악을 통해서 문학도 알게 되는 좋은 곡이네요. 행복한 결말이라 서곡도 신나는 음악일 것 같은데, 음악 한 번 들어볼까요?
글린카 오페라 ‘루슬란과 뤼드밀란’ 서곡
Russlan And Ludmilla (Overture) / Orchestra Of Mariinsky Theatre - YouTube
디오니소스> 역시 많이 들어본 유명한 멜로디네요.
뮤즈> 네... 빠르고 경쾌해서 청소년 오케스트라들이 많이 연주하는 곡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기운이 좀 나시나요?
디오니소스> 아... 너무 좋아요. 역시 긴 연휴 다음은 이렇게 신나는 곡이 좋네요.
자... 그럼 두 번째 곡도 알아볼까요?
뮤즈>네... 두 번째 곡은 우리가 사랑하는 모~~~차르트 선생님의 작품인데요, 그의 마지막 오페라 작품번호 620 ‘마술피리’의 서곡입니다.
디오니소스> 오늘은 두 곡 모두 ‘서곡’이라고 소개해주시는 데요, 그럼 ‘서곡’은 어떤 장르인가요?
뮤즈> 아주 좋은 질문인데요.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도 주요리 먹기 전에 식전요리로 애피타이저 같은 걸 먹잖아요. 그것처럼 오페라 막이 오르기 전에 시작을 알리려고 연주하는 음악이 있는데 이런 곡을 ‘오버춰(overture)’ 서곡이라고 합니다.
디오니소스> 아, 그럼 이런 서곡은 꼭 오페라와 함께 연주가 되나요?
뮤즈> 음... 대부분은 오페라의 주요 장면과 연관 있는 멜로디를 중심으로 서곡이 작곡되는 것이라 오페라와 함께 연주됐지만, 요즘은 별개로 독립해서 연주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체적으로 길이가 짧고 흥미 있는 멜로디라서 입문하는 분들이 듣기에 좋아요. 그리고 오페라와는 전혀 관계없이 처음부터 독립 곡으로 작곡된 곡들도 있는데, 브람스의 ‘대학축전서곡’이나 차이코프스키의 ‘1812 서곡’ 같은 곡들이 그렇습니다.
디오니소스> 그러면 오페라 서곡은 오페라 제목과 붙여서 부르겠군요. 지금 우리가 듣는 ‘마술피리’ 서곡 이렇게 말이죠.
뮤즈> 네 맞습니다. 오페라 제목이 같이 붙은 경우가 대부분이죠. 자... 이제 본격적으로 마술피리 이야기를 해볼까요?
디오니소스> 모차르트 선생님은 워낙 잘 아는 작곡가이시니, 마술피리 내용을 잠깐 들어볼까요?
뮤즈> 제목 자체가 마술피리여서 아이들이 보기에도 좋은 오페라지요. 아마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가족 오페라가 모차르트의 ‘마술피리’일 겁니다.
보통 사람들이 ‘피리’라는 악기에 대해 갖고 있는 선입견이 있잖아요, 마법사가 나오고 그것을 저지하는 악마나 악당을 해치울 때 쓰일 것 같은. 이 오페라에서 피리는 딱 그런 역할을 합니다.
디오니소스> 오페라 ‘마술피리’는 언젠가 클래식 토크 시간에 소개하신 적이 있지요?
뮤즈> 기억하시네요! 제가 그때 주인공 타미노 왕자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파파게노와 파파게나의 이중창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워낙 유명한 오페라여서 이래저래 할 말이 많은 오페라죠.
주인공 타미노 왕자는 제사장 자라스트로에게 잡혀 간 밤의 여왕의 딸 파미나 공주를 구하러 길을 떠납니다. 그 여행에 동참한 새잡이 파파게노와 그의 여자 친구 파파게나 그리고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언제든지 나타나서 왕자를 돕는 밤의 여왕의 세 시녀가 있습니다. 공주의 엄마인 밤의 여왕은 처음엔 착한 사람인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악의 인물이었고, 지혜의 신인 자라스트로가 덕이 높은 사람이었죠. 타미노 왕자는 나중에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됩니다. 왕자가 공주를 구한 후에는 모든 것이 해결되고, 악의 인물인 밤의 여왕과 세 시녀는 천둥 번개와 함께 지옥으로 떨어집니다.
디오니소스> 이야기 내용은 간단하군요?
뮤즈> 네... 이 오페라가 어린이가 보거나 처음 보는 분들께는 간단하고요, 깊이 여러 번 보면 복잡한 오페라예요. 사실 간단한 이야기 안에 복합적인 내용이 숨어있거든요. 모차르트는 유머가 풍부한 사람이면서 해학과 재치가 있는 지혜로운 작곡가였습니다. 그래서 당시의 사회적 상황들을 풍자하면서 쉽지만 깊이 있는 인간 세계를 표현했죠.
디오니소스> 아... 어째 쉽더라니... 그러니까 제가 입문자라 그런 복잡한 이야기들을 몰랐던 거군요?
뮤즈> 아참! 마술피리에 중요한 특징이 하나 더 있는데요, 대부분 오페라는 이탈리아어로 작곡되었는데 이 곡은 독일어로 작곡돼있어서 ‘징슈필(Singspiel)’이라고 부릅니다. 당시엔 사람들이 알아듣기 쉬운 독일어로 작곡됐다는 게 대단한 혁명이었죠.
우리나라에도 판소리와는 별개로 마당놀이가 있잖아요. 서민들이 이해하기 쉬운 내용으로 함께 즐기는 그런 것처럼 이 오페라는 현대판 서민 오페라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디오니소스> 역시나 오늘도 유익한 내용과 함께 음악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날에 신나는 곡으로 기운 내시길 바라면서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서곡 듣겠습니다.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서곡/리카르도 무티 지휘/빈 필하모니 연주
Magic Flute overture- Mozart - Muti - Wiener philharmoni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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