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교향시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일단 철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머리 아파서 싫다고 한다. 이해가 안 되는 말을 하면 철학적으로 이야기하지 말고 쉽게 말하라고 한다. 주변에서 철학이라는 단어는 클래식만큼이나 어렵고 난해한 말로 찍히고야 말았다. 하지만 살면서 철학만큼 실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게 또 있을까? 사람은 어떤 생각,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삶을 산다.
15년 전 독일에서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왔을 때 적잖이 놀랐다. 물론 나는 한국 토종이지만 생각을 정립하는 20대에 10년 가까이 독일에서 살아서인지, 고향이라고 하지만 상당히 낯설었다. 내가 어떤 상황에 놀라거나 이해가 안 돼서 불편해하면, 남들은 그런 나를 이상하게 생각했다.
예를 들면 이런 상황이다. 친구랑 1시에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10분, 20분이 지나도 안 온다. 급기야 30분이 지나서 나타난 친구는 별로 미안해하는 기색도 없이 밥 먹으러 가잔다. 내가 화난 표정으로 왜 늦었냐고 물으니, 전화받느라 그리고 오다가 길이 막혀서 늦었단다. 밥 먹는 데 큰 지장도 없는데 그런 것 가지고 화를 내냐고 한다. 우린 친한 사인데.
그놈의 아는 사이, 친한 사이일수록 예의를 갖춰야 하는데, 우린 어째 친할수록 함부로 대한다. 이 상황을 철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벌써 세 가지의 경우가 보인다. 첫째 시간 약속에 늦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 문제 있다고 본다. 둘째 미안하다는 말을 잘 안 한다. 살다 보면 늦을 수도 있다. 갑자기 급한 사정이 생겼을 수도 있고, 정말 길이 막혔을 수도 있다. 그러면 상대에게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사과해야 한다. 덧붙여 여기서 중요한 건 진심으로다. 대충 미안해라고 한 마디 '옛다 먹어라!'식으로 말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 셋째 이 모든 것이 반복되는 사람이다. 늦는 사람은 항상 늦고, 대충 말하는 사람은 항상 대충 말한다. 정말 고칠 생각도 의지도 없는 거다.
자신이 그런 생각이나 의지를 갖고 있다는 건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이고,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이다. 단순하게 친구랑 만나는 이 한 가지 상황만으로도 사람들의 생각을 알 수 있다.
생각을 하고 살아야 한다. 어떤 생각? 철학적인 생각. 철학적인 사고다!
철학은 무조건 고리타분하고, 맹자왈 공자왈 하는 학문이 아니다. 철학은 지혜를 탐구하고 찾는 학문이다. 그래서 고대 철학자들은 그 철학을 바탕으로 음악, 미술, 문학, 수학, 역사 등의 학문을 발전시켰다. 우리가 날마다 숨 쉬고, 깨어있는 동안 내 안의 철학은 항상 발현된다.
당신의 철학은 무엇인가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교향시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지휘 구스타보 두다멜 /빈 필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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